“웨이브라이트 빛 따라 뛴다”…이재웅, 정선 하이원 무대→기록 경신 열기
정선종합운동장에는 올여름 전례 없는 긴장감이 드리운다. LED를 품은 트랙 위로 흘러가는 빛, 그 속도를 쫓는 러너들의 숨소리, 치열하게 스치는 신기록의 가능성이 시간 위에 떠오른다. 선수들은 결과가 아닌 기록에 집중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설 순간을 기다린다. 한국 중장거리의 변화가 응축된 시간, 도전 앞에 멈추지 않는 시선과 열정이 대회를 더 뜨겁게 빛낸다.
오는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강원 정선종합운동장에서 ‘미즈노 LIGHT LAP : 2025 정선 하이원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800m, 1,500m, 3,000m, 5,000m 등 중장거리 트랙 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엘리트 150명과 아마추어 350명이 함께한다. 무엇보다 모든 참가자는 단순한 순위 경쟁 대신, 자신의 기록 경신에 사활을 건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전자 페이스 메이커 웨이브라이트가 공식 도입된다. 트랙 안쪽에 설치된 LED는 일정한 페이스로 빛을 내뿜으며, 선수들은 빛을 따라 자신만의 리듬과 속도를 조율한다. 세계육상연맹이 2020년부터 웨이브라이트 사용을 허용한 뒤, 조슈아 체프테게이 등이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재웅(국군체육부대)이 남자 1,500m에서 32년 만에 신기록을 세웠다. 이재웅은 올해 6월 14일 일본 시베츠에서 열린 경기에서 3분38초55를 기록해, 기존 김순형의 기록을 0.05초 앞질렀다. 반면 남자 800m, 5,000m, 10,000m 등 주요 종목들은 15~31년간 기록 갱신의 물결이 멈춰 있다.
김재룡 감독과 김용환 감독이 ‘기록 중심’ 대회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했던 배경 또한 이 대회에 담겼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과 1994년 히로시마 마라톤에서 값진 메달을 따낸 김재룡 감독, 1994년 아시안게임 800m 3위 김용환 감독은 순위 경쟁 일변도의 경향이 기록 정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두 감독은 미즈노, 하이원, 정선군과 힘을 합쳐 이번 대회를 직접 기획하고 조직했다.
정선 대회는 아마추어 러너에게 객관적인 기록 측정의 기회를 제공하고, 엘리트 선수에게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전 환경을 제시한다. 대회를 통해 한국 중장거리 육상이 성장의 실마리를 찾게 될지 팬들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김재룡 감독과 김용환 감독은 “정선 대회가 한국 중장거리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강원도 정선의 여름, 전자 빛과 인간의 땀방울이 교차하는 기록의 순간이 기다려진다. ‘미즈노 LIGHT LAP : 2025 정선 하이원’ 대회는 8월 23일과 24일, 정선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