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간 45억 달러 ETF 유입”…암호화폐 시장, 고래 매수세에 전환점 예고

정재원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0월 초,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Exchange Traded Fund)로의 역대급 자금 유입이 포착됐다. 주요 온체인 데이터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의 공격적 매수세와 대형 투자자, 이른바 ‘고래(whale)’ 지갑들의 대규모 자산 이동까지 동반되며 업계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최대 주간 순유입 기록과 함께 거래소에서 코인을 대거 인출,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주도권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뉴스BTC 보도에 따르면, 온체인 분석업체 소소밸류(SosoValue)가 집계한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 규모는 32억4천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몇 주 동안 9억 달러대 순유출과 대비되는 대규모 자금 전환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지난주 13억 달러를 뛰어넘어 극적 상승세로 반전, 전주 7억9,556만 달러의 순유출을 완전히 만회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 기관 투자를 넘어, 지갑 주소 ‘0x982C’ 등 개인 대형 투자자들이 크라켄(Kraken)과 바이낸스(Binance)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코인을 인출하는 모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은 이처럼 막대한 자산 이동이 장기적 가격 상승을 고려해 거래소 밖, ‘셀프 커스터디’ 지갑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한 주간 45억 달러 유입…고래 매수세 본격화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한 주간 45억 달러 유입…고래 매수세 본격화

이 같이 거래소 잔고가 감소하는 추세는 시장 구조 자체에 변화를 시사한다. 최근 한 달간 약 17만 개의 비트코인이 거래소에서 인출되며, 총 잔고는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85만 개 이하로 줄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거래소 보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 자산 관리에 집중하는 ‘탈중앙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래뿐 아니라 소규모 개인 투자자까지도 자산 이동에 가담하면서, 시장의 전통적 가격 탄력성 역시 변화하고 있다.

 

거래소 자금 이탈과 ETF 유입이 맞물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모두 역대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12만5,50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12만4,813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며, 이더리움 역시 4,575달러로 강한 상승 동력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코인데스크(CoinDesk) 등 주요 외신은 “ETF 자금 유입이 한 주만 더 지속된다면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13만 달러, 이더리움은 사상 최고가 돌파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온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분석가들은 전통 금융 자본의 유입과 고래 투자자의 장기 보유 전략이 맞물리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구조적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암호화폐 가격 형성의 핵심 변수가 됐다”며 “기관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 상승세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규모 자금 이동과 개인·기관의 동시 매집세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의 새 국면을 여는 계기가 될지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재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비트코인#이더리움#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