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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8명의 행운”…로또 1등 15억 시대, ‘불확실성’에 기댄 위로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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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토요일이면 로또 복권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혹시 나도’라는 마음은 어느새 한국인의 일상이 됐고, 작은 바람과 기대, 시시포스 같은 반복이 보통의 삶을 떠받친다.

 

제1191회 로또 복권 추첨 결과, 1등 당첨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각자 6개의 숫자를 차곡차곡 맞춘 이들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10억 원이 넘는 실수령액을 받는다. 2등은 132명, 3등 당첨자는 3,649명에 이른다. 그만큼 ‘당첨자 수’는 늘었으나, 그들의 사연은 여전히 베일 속에 남아 있고, 로또를 사는 손끝에는 일상적인 설렘이 겹친다.

제1191회 로또당첨번호
제1191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를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제1191회까지 누적 총판매금액은 83조 원을 넘어섰고, 1등 당첨자는 거의 1만 명에 다다른다. 평균 1등 당첨금은 20억 원을 넘지만, 실제로는 나누어 받는 구조라 ‘많이 뽑히는 번호’와 관련된 통계가 꾸준히 회자된다. 실제로 가장 자주 추첨된 6개의 번호는 34번, 12번, 27번, 13번, 33번, 17번 등이다. 이런 ‘데이터’는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 번호 꼭 써야지” 식의 농담과 허탈함을 낳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불확실성의 시대, 로또는 작은 통로”라 표현한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기대, 그리고 하루의 스트레스를 잠시 덜게 해주는 휴식의 루틴. 언뜻 사소해 보여도, ‘희망’이나 ‘초조함’ 같은 감정들이 로또라는 창구를 통해 조용히 배출된다. 한 경제 심리학자는 “당첨의 기쁨보다 일상 속 기대와 상상, 그 자체가 주는 위로가 더 컸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번에도 역시 꽝이지만 토요일 밤이니까 괜찮다”, “또 다음주를 기다리게 된다”는 누군가의 글처럼 결과보다 기대와 참여가 더 익숙해졌다. 세금이나 확률, 당첨금 분배 논란이 오르내려도, 각자의 삶 속에 ‘나도 한 번쯤’을 품는 건 자연스러워졌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일확천금의 욕망보다, 일상의 소소한 활력으로 자리잡은 로또 복권.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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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동행복권#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