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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건강에 이상 생기면 이혼 위험 2배”…유럽 대규모 연구, 노년 결혼관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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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건강에 이상 생기면 이혼 위험 2배”…유럽 대규모 연구, 노년 결혼관 변화 예고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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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건강 문제를 겪을 때 부부 이혼율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유럽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연구진이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유럽 내 50~64세 이성 부부 2만5542쌍을 장기 추적한 분석에 따르면, 아내에게 질병이나 신체적 제약이 발생할 경우 부부가 이별할 확률이 남편이 아플 때보다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편이 건강 문제를 겪더라도 이혼률이 크게 변하지 않는 양상과 대조적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의 배경으로 여성이 가사와 가족 돌봄의 책임을 전적으로 담당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음을 꼽았다. 마크 트래버스 미국 심리학자는 “아내가 전통적으로 기대되는 가사·돌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결혼 생활에 균열이 커진다”며, 사회적 고정관념이 실제 결혼 유지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시사했다.

노년층 이혼 증가 현상에는 기대 수명 증가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미국 퍼듀대학교의 관련 연구에선, 장수 사회가 일반화되면서 노년층이 불행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보다 새 관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볼링그린주립대 조사 결과 1990년 이후 65세 이상 노년 이혼 사례가 3배 늘었고,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15%가 이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장년 및 노년층 여성의 건강권과 돌봄 구조, 이혼 이후 사회적 지원 시스템의 재정비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수명 연장, 젠더 규범 변화가 결혼 제도의 사회·윤리적 구조를 바꿀 변수로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와 정책 당국은 돌봄 부담 분산, 노년층 건강 지원, 관련 데이터 기반 정책 확대 등 복합 대응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고령사회 사회구조와 윤리, 기술 및 돌봄 산업의 변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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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연구진#노년이혼#마크트래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