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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여운”…신유빈, WTT 결승 한일전→준우승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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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여운”…신유빈, WTT 결승 한일전→준우승의 빛과 그늘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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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점수를 가르는 마지막 랠리에서 신유빈의 손끝은 더없이 섬세해 보였다. 밝은 미소와 함께 자신을 다잡던 순간마다, 한 점 한 점은 마치 무대 위에서 춤을 추듯 날카로웠다. 판세가 기울며 역전의 실낱 희망을 남겼던 순간, 신유빈이 짓던 그 미소가 관중들의 가슴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21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여자복식 결승. 한국의 신유빈(대한항공)-최효주(한국마사회) 조가 일본 하리모토 미와-오도 사쓰키 조를 상대로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경기 초반 선전하며 1세트 7-4까지 치고 나갔으나, 집중력 싸움에서 일본 조의 치밀한 공세에 10-12로 첫 세트를 내줬다. 이후 2세트 역시 6-4 리드에서 5점을 내리 허용하며 4-11로 벌어졌고, 3세트는 신유빈-최효주가 11-9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하지만 4세트에서 다시 5-11로 고개를 숙이며 세트스코어 1-3, 준우승을 기록했다.

“1-3 분패”…신유빈, WTT 여복 결승 한일전→준우승 수확 / 연합뉴스
“1-3 분패”…신유빈, WTT 여복 결승 한일전→준우승 수확 / 연합뉴스

이번 조합은 도쿄올림픽 이후 오랜만에 맞춰 본 호흡임에도 결승 진출 저력을 증명했다. 객관적 전력 이상의 집중력이 인상적이었으나, 일본 하리모토-오도 조의 냉정한 마무리와 위기관리 능력에 막혀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경기 직후 신유빈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다. 다음 도전을 위해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결승장을 가득 메운 현장 팬들은 아쉬움과 자긍심이 교차하는 박수로 두 선수를 격려했다.

 

신유빈의 도전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 혼합복식 역시 임종훈과 손잡고 결승에 진출하며 브라질의 우고 칼데라노-브루노 다카하시 조와 격돌을 앞뒀다. 남자복식에서는 임종훈-안재현조가 프랑스 르브렁 형제와 결승에서 만난다. 한편 주천희와 신유빈이 각각 여자 단식 16강, 32강에서 주저앉으며 아쉬움을 더했으나, 남은 복식 결승 무대는 더 깊은 기대감으로 채워졌다.

 

6월의 류블랴나 밤공기보다 더 묵직한 승부의 기운, 그리고 패배에도 지지 않는 선수들의 눈빛. 신유빈과 대표팀은 이어질 WTT 그랜드스매시 등 세계 무대를 바라보며 다시 뛰기 시작했다. 경기를 마친 탁구대 위에는, 패배를 삼킨 이들의 의지와 성숙이 고이 남겨졌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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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wtt스타컨텐더#최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