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70년 새 방향 논의”…조현·루비오, 정상회담 앞 외교·안보 의제 조율
한미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한 양국 외교수장이 워싱턴에서 마주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회동하며 최근 외교·안보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싼 의제 조정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갑작스러운 조 장관의 방미 배경을 놓고도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현 장관은 전날 밤 갑자기 미국 출장길에 올라 워싱턴DC에 도착한 직후 루비오 장관과 만나, 한미정상회담 의제의 사전 조율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동에서 한미동맹 현대화, 한미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력 제고 등 외교·안보 전반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역시 토미 피곳 부대변인을 통해, “양국이 70년 넘게 유지해 온 동맹의 강점을 강조했고, 인·태 지역에서의 억지력 강화와 집단부담 분담 확대, 미국 제조업 재활성화, 공정·상호성 회복 등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또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역내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산업·에너지·교역 등 경제 아젠다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현지에서 미측 카운터파트와 실무조율 중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과 예정된 만남에서 무역협정 이행 상황과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여 본부장은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면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일각에선 조현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직전 일본 방문, 한일정상회담 수행을 생략하고 긴급하게 워싱턴행에 나서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상회담 핵심 의제인 안보·경제 협력이 막판까지 조율되는 상황에서 양국 외교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국 외교라인이 정상회담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 정치권과 외교가는 한미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 정세는 물론 인도·태평양 전략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정상회담 결과와 후속 일정에 따라 한미동맹 발전 및 역내 협력 구체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