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법파괴·입법독재 규탄”…국민의힘, 5년8개월 만에 서울 장외집회 대규모 개최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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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격돌 지점은 서울 시청 앞에서 다시 맞붙었다. 국민의힘이 28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사법파괴·입법독재’ 규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집회 규모와 내용, 정치권의 공방이 재점화되면서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청 앞 본무대에서 시작돼 숭례문까지 이르는 8개 차로가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국민의힘은 “15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주장하며 당원과 시민들의 대규모 동참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20년 1월 광화문에서 개최한 집회 이후 5년8개월만에 서울에서 장외집회를 재개했다.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정희용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의원,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피켓에는 ‘사법파괴·입법독재 민주당은 중단하라’, ‘법치붕괴·입법독주 국민이 심판한다’ 등 문구가 적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깃발과 ‘윤어게인’ 수건, 태극기, 성조기 등도 집회 현장을 수놓았다.

 

국민의힘의 공격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의 검찰청 폐지 입법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로 집중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하늘과 땅이 아는데 조작된 음성 파일로 나가라는 것은 군부 정권 때도 없던 일”이라며, “대법원장을 협박하는 것은 사법부만 장악하면 완전한 일당 독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과자이고, 장관들 전과 다 합치면 22범의 범죄자 주권 정부”라며, “자기들이 범죄를 저질러놓으니까 범죄가 편한 세상 만들려는 것”이라고 검찰청 해체 시도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집회장에서는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모은 영상을 상영하며, 청문회 및 사법개혁 관련 민주당 입장을 압박했다.

 

행사의 마무리는 대형 태극기와 ‘국민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레드웨이브’ 퍼포먼스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장외집회가 보수 지지층 결집과 여론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국민의힘 집회에 “정치적 선동”이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은 검찰청 폐지를 두고 거센 대립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법부 독립 보장과 권력기관 개혁을 둘러싼 또 한 번의 정쟁에 빠진 상황이다.

 

이번 장외집회를 계기로 정국은 여야 간 대립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은 다음 달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 관련 법안과 대법원장 인준 절차 등을 둘러싸고 추가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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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