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끝내 못 이겨”…이재명 대통령, 이태원 참사 구조대원 사망에 책임 다짐
집단적 트라우마를 둘러싼 국가책임과 치유 방안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권이 마주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이 이후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안전망 부재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구조대원과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한 이후 우울증을 앓던 소방대원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상상조차 어려운 고통과 싸우며 버텨온 젊은 청년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진다”며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그는 “참사 이후 트라우마로 열두 차례 심리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무거운 짐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전하며, 유가족과 구조대원들의 상처에 공동체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어 “국가적, 집단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과 심리 지원체계가 충분치 못했다”고 짚었다. 그는 오히려 “트라우마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채 방치돼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라우마의 사회적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공동체 전체를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연대와 화합을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재난, 대형 사고 등으로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는 피해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구조대원과 관계자 모두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후유증이 사회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진상 규명도 철저히 하겠다”며,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법적 안전망 강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치권 역시 관련 메시지를 이어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서 “안타깝다. 마음이 아프다”고 밝히며 “이태원 참사로 지금까지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여야는 재난 구조 종사자와 참사 관련 유가족의 심리 지원 확대, 후속 법제 마련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한편,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갔던 소방대원 A씨는 참사 직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왔으나, 지난 10일 실종된 이후 경기도 시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과 동료들은 “충분한 심리 지원과 트라우마 치유 시스템이 어느 현장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소방관 등 재난 구조 종사자에 대한 심리지원 강화책,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치권은 제도적 미비점 보완과 함께 근본적 집단 트라우마 대응 체계 구축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