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인간극장 황토집, 문패 떼던 밤”…민주·준연, 깊어진 눈빛→한 지붕 눈물의 마지막
엔터

“인간극장 황토집, 문패 떼던 밤”…민주·준연, 깊어진 눈빛→한 지붕 눈물의 마지막

오태희 기자
입력

새벽 공기에 스며든 여주 황토집은 민주와 준연의 두 번째 봄처럼 설렘과 망설임이 교차했다. 멀리서 바라보던 집의 주인이 된 순간, 두 사람의 일상엔 뜻밖의 동거가 찾아들었다. 이사는 미뤄지고, 금자 할머니와 동인 할아버지의 오랜 추억이 담긴 집에 신혼부부가 한 지붕 아래 살아가게 된 것이다. 두 달 동안 나눴던 냉장고 칸, 식탁 끝자리, 텃밭의 흙내음마저 익숙해질 즈음, 서로에 대한 어색함도 굳이 숨기지 않고 천천히 내려앉았다.

 

민주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외로움의 결을, 금자 할머니의 온기 속에서 조심스레 열어갔다. 준연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어색함을 녹이고, 네 사람은 밥상 하나에 마음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갔다. 그러나 진짜 주인임을 알리는 도장이 끝내 찍히던 날, 준연은 마음의 전환을 의미하듯 현관 문패를 뗐다. 그 순간 쌓여온 평온에 조용한 균열이 스며들었다. 단순한 장식으로 여겼던 문패는 노부부에게 지난 15년의 삶과 약속이었다.

황토집 문패 사라진 날…‘인간극장’ 민주·준연, 노부부 동거 속 마음→한 지붕 여정의 울림 / KBS
황토집 문패 사라진 날…‘인간극장’ 민주·준연, 노부부 동거 속 마음→한 지붕 여정의 울림 / KBS

신혼부부와 노부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네 사람 사이에 되넘길 수 없는 시간이 흐른다. 저물녘 부엌을 빌리고, 저녁상을 마주하며 풀려온 실타래처럼, 이사 날짜는 성큼 다가왔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 모두의 손끝엔 지난 세월의 기억과 후회,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이 겹겹이 쌓인다.

 

황토집은 더 이상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삶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공간이 됐다. 금자 할머니와 동인 할아버지는 세월을 담아온 집을 민주와 준연에게 남겨주며 작별의 손을 잡는다. 민주와 준연의 눈빛에는 그 자리를 물려받는 서글픈 무게가 녹아든다.

 

함께 웃고, 눈물 흘리며 부딪혔던 두 달의 시간. KBS1 ‘인간극장’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만난 네 사람의 삶과 정, 그리고 정든 공간을 떠나보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간다. 황토집에서 겪은 이별과 온기, 그리고 삶의 방식이 어떻게 우리에게 남는지 진지하게 되묻는다. 8월 25일 오전 7시 50분에는 한 지붕 아래 남겨진 마음들이 조용히 방송될 예정이다.

오태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민주#인간극장#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