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 화재에 전산충격”…금융권 비상체계, 고객불편 최소 총력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로 정부기관 연계 전산망이 멈추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사상 초유의 비상대응체제를 전면 가동했다. 전자신분확인, 공공마이데이터 등 금융권 핵심 인증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자, 주요 은행·카드·증권사들은 시스템 분리 운용, 대체 인증 방식 안내 등 신속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IT기반 금융 인프라 리스크 점검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신한금융그룹은 즉각 위기대응 체계를 가동, 그룹 전사적 리스크 점검 및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전산 장애 발생 시 전체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해, 주요 계열사별 시스템 분리·대체 운용 방안이 적용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정보보안 비상체계도 강화해 해킹·금융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모바일 앱 및 홈페이지를 통해 신분증 진위확인, 주민등록증 실명인증 등 중단 서비스와 대체 인증 수단을 공지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역시 화재 직후 비상대응회의체를 가동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본인인증 및 공공마이데이터 서비스 장애를 실시간 점검 중이다. 각 계열사는 IT 위기대응 매뉴얼에 맞춰 전산 인프라, 서버·네트워크 상태를 집중 진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그룹도 그룹 ICT·리스크 부문 주도하에 은행, 증권, 카드 등 주요 계열사 전산망 영향도를 분석하며, 전산 복구 장기화 상황에 대비한 대응 플랜을 마련 중이다. 특히 청라 그룹통합데이터센터 내 전력·서버·UPS 등 핵심 인프라 긴급 점검이 병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장 주재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 전 영업점 대상 고객 응대 가이드와 중요 알림을 사전에 배포했다.
우리금융그룹은 화재 직후부터 위기대응협의회를 통해 시스템 영향 범위를 분석하고 대체 수단 마련에 나섰다. 우리WON뱅킹 앱 등 비대면 채널, 영업점·콜센터·홈페이지 등 다중 경로로 고객 안내가 실시되고 있으며, 전산 복구 지연 시 영업점 중심 신속 보완 프로세스도 마련된 상태다.
이번 장애로 주민등록증·여권·모바일신분증 등 진위확인, 국민비서, 전자증명서, 공공마이데이터, 정부24 연계 대출, 우체국 금융연계 등 광범위한 업무가 제한되며, 특히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실물 운전면허증 진위확인 서비스만 정상 운영 중이다. 금융권은 홈페이지·앱 등을 통해 대체 인증 서비스 활용과 업무 중단 사유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도 최근 공공 IT 인프라의 신뢰성 확보가 재차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국, 유럽 주요 금융기관은 분산형 데이터센터 설계와 Govt-Cloud 전환 촉진 등으로 보안·안정성 확보에 주력 중이다. 국내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백업, 금융권-정부기관 연계망 다중화 등 인프라 고도화가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보안원 등 관련 기관은 이중·삼중 안전망 구축 가이드라인과 사고 발생시 즉각 복구 체계 준수 여부를 점검 중이다. 데이터 및 인증 업무의 국가적 신뢰공백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 금융권 전산운영 위기관리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금융권 IT 인프라의 취약성과 비상대응체계 필요성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라며 “향후 공공·금융 IT 인프라의 구조적 분산, 인증체계 다원화가 산업 안정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단기적으로 고객 불편 최소화, 장기적으로는 IT 시스템 신뢰성 확보가 현장 대응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과 제도의 입체적 보완이 산업 신뢰의 기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