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머신을 인터넷이라 부르는 격”…스위프트 임원 발언, 리플-XRP 진영 반발 확산
현지 시각 5일,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스위프트(Swift)의 최고혁신책임자 톰 츠샤크(Tom Zschach)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플(XRP) 커뮤니티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츠샤크는 “특정 민간 토큰을 국제 송금의 브리지 통화로 쓰는 것은 팩스머신을 인터넷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 발언은 블록체인과 토큰 기반 결제의 혁신성을 놓고 기존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진영 간의 긴장 관계를 반영한다.
츠샤크는 XRP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리플이 강조하는 브리지 통화 역할 및 탈중앙화 주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게시글에는 수백 건의 반론과 비판이 돌았고, XRP 지지자들은 스위프트가 시장 주도권 방어를 위해 경쟁 플랫폼을 얕잡아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일부 커뮤니티는 스위프트가 리플의 탈중앙화 구조와 신속 송금 솔루션을 의도적으로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배경에는 스위프트가 최근 이더리움 개발사 콘센시스(Consensys)와 연합해 자체 블록체인 결제망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힌 결정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JP모건,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참여를 예고했다. 스위프트는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에서 국제 송금의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시간 결제 시스템 안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리플 진영은 ‘글로벌 결제 혁신’ 구상을 내세우며 스위프트 체제를 대체하려는 입장이다. 리플은 XRP의 신속·저렴한 국경 간 송금과 탈중앙성을 강점으로 주장해 왔다. 반면, 츠샤크는 “블록체인이 금융 혁신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모든 솔루션이 토큰 기반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은행 등 전통 금융권이 XRP를 결제수단으로 본격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해 온 바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한 발언 논란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국제결제 네트워크 패권경쟁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경제지는 “블록체인 수용을 둘러싼 기성권력과 신흥기술 진영 간의 전선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각각 상반된 거버넌스 모델과 규제 대응 전략이 향후 글로벌 송금 시장 구조를 좌지우지할 핵심 변수라며, “두 진영의 기술 혁신 속도와 실제 금융기관의 선택이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전통 금융 네트워크와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혁신 전선’이 어떻게 전개될지, 실질적 결제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