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도시, 푸른 바다를 걷다”…경남 고성에서 만나는 자연 속 힐링 여행
요즘 경남 고성을 여행지로 찾는 이들이 늘었다. 한때 공룡 화석의 산지로만 여겨졌던 이곳이, 어느새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힐링 여행지의 일상이 됐다.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하이면에 자리한 상족암 군립공원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공룡 발자국 화석이 해안선을 따라 장관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드넓은 해식동굴이 펼쳐져 있다. 썰물이 드러날 때마다 이곳 선녀탕에서는 여행객들의 발길과 카메라 셔터가 분주하게 오간다. 실제 SNS에는 상족암 해안과 선녀탕을 배경 삼아 찍은 사진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여행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깊어진다. 상족암 인근의 고성 공룡박물관에선 아이들과 어른 모두가 공룡 화석과 생생한 모형 전시를 만난다. 야외 공룡 공원과 전망대, 체험 코너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교육과 놀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숲과 바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회화면 당항포 관광지는 한산도의 이순신 장군 승전을 기념하는 역사의 현장이자, 공룡 엑스포의 주무대로 다양한 체험 공간과 캠핑장, 해양 레포츠 시설까지 두루 갖췄다. 그래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조용한 사색을 원한다면 상리면의 문수암을 추천한다. 무이산 중턱의 천년 고찰에 오르면, 자란만과 다도해의 건너편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고성읍의 갈모봉 산림욕장에서는 편백나무 사이 산책길을 걸으며 자연이 주는 위안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7월의 햇살 아래 만화방초의 야생화 정원도 빼놓을 수 없다. 700여 종의 꽃과 풀이 사계절 내내 색채를 달리하고, 여름이면 활짝 핀 수국길이 가족이나 친구동반 여행객의 새로운 포토존이 된다.
이런 변화는 방문객들의 반응에서도 드러난다. “공룡만 보러 왔다가 바다, 숲, 꽃길에서 더 큰 위안을 얻었다”며 자연 속 소박한 휴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관광 전문가들은 “고성의 진짜 매력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아이와 어른, 가족과 나 홀로 여행자 모두 자신만의 일상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전했다.
작고 평범한 시간에도 각자의 방식으로 쉬어가는 이곳. 결국 여행이란, 자연과 역사의 품에서 나를 다독이는 순간들의 연속일지 모른다. 경남 고성에서 맞이하는 사소한 멈춤이, 우리의 삶에 잔잔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