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친서 전달”…EU, 정상회담 조기 개최 희망
정치적 전환기를 맞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지도부가 외교 접촉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선을 계기로 출범한 신정부가 국민 주권 회복을 강조하며, 실질 협력 의제까지 포괄하는 한·EU 전략적 관계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끄는 대통령 특사단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면담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특사단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 민주주의 회복 의지,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15주년의 의미를 중점 설명하며 한국 정치의 변화된 환경을 부각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한국이 정치적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이재명 대통령이 브뤼셀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거듭 전했다. 특사단과 EU 측은 이날 인공지능(AI), 첨단 과학기술, 기후위기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 실질적 협력 강화에도 의견을 모았다. 앞서 코스타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캐나다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계기 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브뤼셀 초청 의사를 공식 전달한 바 있다.
16일에는 특사단이 크리스텔 샬데모세 유럽의회 부의장과 접견했다. 샬데모세 부의장은 한국 국민이 위기 속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첫 특사단 방문을 환영했다는 평가를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방유럽 기간 특사단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조치 등을 통해 남북 대화와 교류 재개, 평화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해당 정책 실현을 위해 EU와의 긴밀한 협력 의지도 함께 전달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신속한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 그리고 첨단 분야 협의 진전이 한·EU 관계를 기존 외교담론에서 실질 협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대외정책 방향성이 국제무대에서 조기에 평가받을 수 있는 주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는 “EU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민주주의 회복력과 신정부의 비전을 소개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특사 파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한·EU 정상회담 추진에 집중하는 한편, 첨단기술 및 기후위기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 유럽과의 전략적 공조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