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봉 18점 폭발”…한국남자배구, 호주 격파→AVC컵 준결승 진출
바람 한점 없는 무더운 경기장, 벤치와 코트 모두 긴장에 휩싸였다. 짙은 땀방울이 떨구던 그 순간, 허수봉이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네트 위를 가르던 마지막 오픈 공격이 바닥에 꽂히자, 한국 선수들은 포효하며 두 팔을 번쩍 들었다.
2025 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 8강에서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호주를 세트스코어 3-1, 구체적으로 25-23, 25-18, 22-25, 25-23으로 꺾으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바레인 마나마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한국은 국제랭킹 25위다운 자존심과 조직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주포 허수봉은 18득점으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임동혁 역시 15점, 김지한이 11점을 보태며 측면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만들어냈다. 중앙에서는 이상현이 블로킹 3개 포함 10점을 올리며 전후위 모두에서 힘을 더했다.
경기 초반 한국은 강한 서브와 안정적인 리시브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랠리 중간중간 실책이 나왔으나, 세트마다 결정적인 고비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했다. 특히 4세트 22-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허수봉이 동점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바꾼 뒤,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경기 후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허수봉의 과감한 공격을 높이 평가했다. 허수봉 역시 “아직 준결승이 남았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하겠다”며 확고한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 베트남을 각각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8강에서도 무난히 승리를 챙기며, 2년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 상대는 바레인과 대만전 승자이며, 경기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올해 AVC 네이션스컵은 일본, 이란, 중국 등 아시아 강호 일부가 빠진 대회로 치러지며, 챌린지컵에서 명칭이 바뀐 첫 무대다. 남은 한 경기에서 목표로 세운 정상 등극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뚜렷한 의지와 팬들의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여름밤 바레인 마나마의 멈추지 않는 열기 속, 노력과 땀의 서사는 계속된다. 2025 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 준결승은 6월 23일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