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계보 이어간다”…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으로 공식 복귀
정치적 격랑을 겪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장관급 위원장으로 공식 지명되며 화려하게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보수와 진보 정계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복귀는 정국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6월 29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인사 브리핑을 통해 김경수 전 도지사를 장관급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담당비서관을 역임하며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선 캠프 대변인 등 굵직한 역할을 맡았다. 대통령실은 “도지사와 국회의원 경험을 토대로, 대통령의 균형발전 전략과 자치분권 구상을 현실화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경상남도지사 재임 시절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지사직을 상실했으나, 2022년 특별사면과 이어진 2024년 광복절 복권으로 정치 활동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대선 경선에도 출마해 세종시 행정수도 완전 이전 등 지방분권 공약을 내세웠으며, 이재명 대통령, 김동연 경기지사에 이어 당내 경선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김경수 위원장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사학 석사 과정을 거쳤고, 국회의원 정책비서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비서관까지 내리 걸치며 국정 경험을 쌓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뒤 봉하마을에서 마지막까지 곁을 지켜온 인연도 있다.
2022년 형 집행 중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던 그는 한동안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SE)와 독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 초청 연구원 등 연구 활동에 전념했다. 올해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공식 지명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방분권 철학과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를 계승할 적임자라는 입지 역시 건재하다는 평가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비문 인사들 간 화합과 균형을 이끌 인물로 거론하며, 내년 총선 국면을 앞두고 새로운 균열 혹은 통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이 강조하는 지역균형발전·자치분권 강화 신호와 맞물려, 중앙-지방 간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크다.
김 위원장은 수감 중에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던 ‘책벌레’로 알려졌으며, 필력 역시 인정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선후배로 만난 아내와는 지역·성씨의 장벽을 넘어 결혼했다는 개인사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정치권은 김경수 위원장이 향후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내부 결속책으로도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관련 법·제도 개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며, 국회 역시 관련 현안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