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인 냉소 한마디”…노무사 노무진, 시린 현실 뒤집다→단숨에 분노 폭발
차가운 매장 한가운데서 터진 한 마디가 깊은 파문을 남겼다. ‘노무사 노무진’ 7회에 짧게 등장한 최정인은 혜정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의 쓴 단면을 선연하게 드러냈다. 분주한 매장 한켠, 그녀가 띄우는 냉소와 방어가 잠시쯤 화면 위 공기를 일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정인은 혜정 역을 통해 허윤재가 겪은 알바 현장의 팍팍함과 차가운 조직 문화를 집약적으로 표현했다. 매니저라는 이름 아래 쏟는 직설적 언행, 4~50대도 견딘다는 퉁명스런 기준은 오히려 모두의 마음에 분노의 불씨를 지폈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현실 도피성 답변에 애써 참고 있던 감정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노무진이 사고 진상 확인을 위해 자료를 요구할 때조차, 혜정은 회사와 보안을 앞세워 손쉽게 선을 그었다. 무심하게 던지는 말 한마디, 반복되는 책임 회피의 분위기가 극에 묵직한 무게감을 얹었다. 현실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시스템’ 속 인물의 모습을 최정인은 미세한 눈빛과 손짓으로 세밀하게 구현했다.
짧은 분량, 그러나 압도적인 변주. 최정인은 단숨에 분위기를 주도하며 캐릭터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을 관통시켰다. 혜정이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엔 현실적인 긴장감과 극적인 밀도가 고스란히 녹아 들었고, 이는 곧 ‘노무사 노무진’ 전체에 새로운 무게를 부여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든 최정인의 깊은 내공은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밑바닥을 관통하는 현실의 쓴맛, 차가운 경계의 아슬아슬함을 단 한 번의 시선과 짧은 언어로 일거에 그려냈다. 인물의 자기 방어와 냉정함 이면에 놓인 본능적 두려움까지, 배우의 감정 표현력이 유독 돋보였다.
방어와 냉소로 빚어진 현실의 단면은 결코 가볍게 흘러가지 않았다. 엔딩으로 가까워질수록, 최정인이 빚어낸 혜정의 존재감은 더욱 짙은 여운과 현실적인 울림을 남겼다. ‘노무사 노무진’의 감정선을 예리하게 파고든 그녀의 연기가 또 다른 기대와 성찰로 이어지는 가운데, 7화는 지난 20일 안방극장을 무대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