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평창, 산과 계곡에서 쉰다”…자연 속 여름 피서, 힐링의 새로운 방식
여름이면 바다로, 혹은 실내로 피서를 떠나는 것이 익숙했다. 그런데 요즘은 자연의 품에서 한적하게 보내는 여름이 새로운 여행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도 ‘힐링’과 ‘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평창의 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랐다. 체감온도는 그보다 약간 낮긴 하지만, 32도대의 열기는 피부로도 충분히 느껴진다. 습도는 39%로 비교적 건조하고, 자외선과 미세먼지 지수도 나쁘지 않아 야외 활동에는 제법 쾌적한 조건이 마련됐다. 이런 날씨에 평창의 대표 힐링 명소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탁 트인 고산지대 육백마지기에는 벌써부터 억새와 야생화가 여름의 풍경을 책임지고 있다. SNS에는 이곳의 고즈넉한 풍경을 인증하는 사진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관령양떼목장에서는 초원의 시원한 바람과 양들과 보내는 교감의 시간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특별한 휴식이 돼 준다. 실제로 많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양떼목장 산책 후, 도시의 더위가 잊힌다”는 반응을 남기고 있다.
숲길 산책을 원한다면 오대산 자락의 월정사가 제격이다. 울창한 전나무숲은 삼복더위에도 비교적 시원한 기운을 안긴다. 방문객들은 “전나무길을 걷다보면, 뜨거웠던 마음도 차분해진다”고 고백한다. 허브나라농원에서는 다양한 허브 향기 속에서 쉬어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찻잔을 앞에 두고 창밖 정원을 바라보는 풍경에 소소한 만족을 느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더위에 계곡을 찾는 이들도 많다. 흥정계곡은 깊고 맑은 물, 그늘진 숲과 어우러져 평일에도 방문객이 붐빈다. 물놀이를 하거나, 바위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가족과 연인의 모습까지 곳곳에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향에 대해 “더위가 길어질수록 인위적인 쿨링보다 자연의 위로를 찾는 움직임이 강해진다”고 진단한다. 집에 머무르기보다, 풀 내음과 산바람, 맑은 계곡물에서 한여름의 답답함을 식히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도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하루가 가장 확실한 충전” “평창 여행 이후, 여름이 더 짧게 느껴진다” 등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쉴 틈 없는 더위와는 또 다른, 자연이 주는 감각이 최근 여행의 이유로 자리 잡은 셈이다.
작고 사소한 풍경이지만, 평창의 청량한 여름은 어느새 우리 일상의 작은 사치가 돼 가고 있다. 여기가 바로, 조금은 다르지만 더 자연스러운 여름 휴식의 답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