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 외환시장 민감성 상당한 공감대”…김정관 산업장관, 미 상무장관과 통상 협상 진전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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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통상 협상 현장에서 외환시장 충격에 대한 공감대 형성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외환시장 안정이 한미 관세·투자 협상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을 밝혔다. 통화 스와프 체결 논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정관 장관은 6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보낸 안에 대해, 특히 외환 시장 상황에 관련해 서로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며 “이번 딜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 같은 부분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4일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예정에 없던 통상 후속 협의를 벌였다. 산업부 고위 당국자만 공유한 비공개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기대가 커졌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 방식, 이익 배분 등 핵심 세부사항에서는 아직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문서화 단계인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한국 정부는 대규모 대미 투자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불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미국 측에 통화 스와프 체결을 투자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제안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진전이라기보다 상호 간 우리 외환 시장이 이 딜로 인해 받는 충격이나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무제한 통화 스와프까지 논의될지 묻는 질문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이런 식으로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 딜이 외환 시장에 굉장히 큰, 민감한 문제라는 점에서 공동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 대미 투자 언급이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처 선정 및 구체적 투자 방식에 대해서도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지금은 우리 외환시장이나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훨씬 중요한 부분”이라며 협상 쟁점이 여전히 향후 논의 대상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미 통상 협상이 투자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양대 변수를 놓고 여야 입장 차가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통화 스와프 논의가 실현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지원하는 정책 효과와 대미 신뢰 신장이라는 전략적 이득이 동시에 기대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세부 투자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정관 장관은 머지않은 시점에 추가 한미 협의가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말까지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경주에서 추가 회동이 실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한미 통상 협상이 시장 안정과 국익을 모두 지킬 해법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추가 실무 협의가 가시화되면서 외환시장 움직임과 양국 정무라인의 전략적 교류가 정국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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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한미협상#통화스와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