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화장품 미국 수출 첫 1위”…식약처, 글로벌 규제외교 강화
K-화장품 수출이 사상 최대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며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은 85억 달러(약 11조910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연간 수출액을 9개월 만에 돌파한 수치며, 3분기 단일 실적 역시 30억2000만 달러(약 4조2300억원)로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미국이 5년 새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국 1위로 올라선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수출 증가는 K-콘텐츠의 인기가 미국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수출액은 16억7000만 달러(약 2조3400억원)로 전체의 19.6%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2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15억8000만 달러(약 2조2100억원)로 2위로 내려앉았고, 2004년 이후 첫 10%대 수출 점유율을 기록해 수출 지형 변화가 나타난다. 일본 또한 8억20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로 유의미한 상승을 보였다.

제품별로는 기초화장품이 63억2000만 달러(약 8조8600억원)로 증가폭이 가장 큰 가운데, 미국은 유형을 가리지 않고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초화장품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이는 각국의 시장 선호도와 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진 소비 패턴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 다변화와 시장 리스크 대응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도 가속화된다. 식약처는 베이징에서 국가약품감독관리국과 정례적 규제협력 워킹그룹을 운영키로 하고, 내달에는 필리핀 식품의약청과 협력해 기능성화장품 제도 도입을 돕는 등, 규제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규제조화 지원센터’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국 인허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번역본 80건, 웨비나 17회 등 지원도 확대했다. 올 연말까지 중국, 미국 등 기존 시장은 물론 할랄 신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정보 제공도 강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안전성 평가 등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식약처 역시 국내에 안전성 평가 도입을 위한 전문기관 육성, 업계 지원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화장품이 수출국 구조 다변화와 미국發 신성장 모멘텀을 타고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국내외 규제와 시장 변동 속에서 K-화장품이 실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