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반도체 물질 이끌다”…황철성, 차세대 소자 중심에 선다
혁신적인 반도체 소자와 신물질 연구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황철성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는 디램, 낸드플래시를 넘어 저항 변화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자와 나노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를 이뤘다는 점을 인정받아, 2025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산·학계를 아우르는 인재 양성 기록도 눈에 띈다. 이번 선정은 한국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황 교수의 연구는 저항 스위칭(Resistive Switching) 소자에 필수적인 소재와 원리를 규명하는 데 집중돼왔다. 201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된 ‘Pt/TiO2/Pt 구조 내 나노 필라멘트 형성 메커니즘’ 연구는, 저항 변화 메모리(RRAM) 소자의 동작 원리가 마그넬리상 티타늄산화물(Magnéli phase titanium oxide) 필라멘트의 형성과 붕괴에 있음을 세계 최초로 직접 규명했다. 이 논문은 2450회 이상 인용되며 반도체 재료과학 분야에서 상위 다섯 번째의 성과로 평가된다.

황철성 교수의 특징적 기술 성과는, 기존 메모리 중심 반도체와 달리 새로운 소자 지평을 열었다는 점이다. 저항 변화 메모리는 기존 DRAM, NAND 방식 대비 전력효율, 집적도, 속도 등에서 우위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뇌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 개발 연구까지 확장해, 인공지능(AI) 연산에 특화된 메모리 중심 연산구조(PIM, Process-In-Memory) 등 차세대 구조로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이 RRAM·뉴로모픽 분야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IBM, 인텔 등도 소재·소자 혁신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선도적 원천기술을 발표해온 경우는 드물다. 황 교수의 산출물은 학술 논문 750편, 국내외 특허 227건(85건 등록), 기술이전 16건에 이른다. 업계, 학계가 동시에 인정하는 창의적 연구다.
산업 현장과 인재순환 고리도 두드러진다. 황 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에 재직하며 석사 65명, 박사 100명 등 실질적 차세대 반도체 연구인력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뉴로모픽 소자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반도체 소재·소자 원천 기술의 국가전략 자산화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저항 변화 메모리,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는 K-칩스법 등 정책 지원의 핵심축이다. 이번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선정 과정에서 산·학의 경제 발전 기여도와 미래 인재 육성, 국민생활 향상 항목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AI, 초거대 데이터 시대에 고효율·초저전력 반도체 경쟁은 국가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며 “황철성 교수 연구의 산업 현장 적용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