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합쳐야 내년 지방선거 승리”…김문수, 안철수와 회동하며 표심 확장전

찬탄파와 반탄파의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치며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투표를 앞둔 후보들의 전략이 갈라졌다. 김문수 후보는 안철수 의원과 손잡으며 표 확장에 나선 반면, 장동혁 후보는 우파 강경 노선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두 후보는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놓고 세력 결집과 당내 노선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23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와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이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김문수 후보는 회동 직후 "힘을 합쳐서 내년 지방선거를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안철수 의원이 특별히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 내 협력이 필요함을 서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1차 경선에서 안 의원과 함께 탈락한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는 "만날 계획은 없지만, 통화로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며 "당의 다양한 의견을 힘을 합쳐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려는 회동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당이 혁신해야 하고 윤 전 대통령, 계엄 옹호와 절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김문수 후보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냥 듣고 있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통합을 위해 탄핵을 옹호하는 세력과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반대 세력이 나가서 따로 당을 차리는 게 더 현명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문수 후보의 행보는 24일부터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 등 찬탄세력 표심을 본격적으로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가 결선 상대인 장동혁 후보와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한편 장동혁 후보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조경태 의원을 거론하며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분이 전대 이후에도 그 입장을 고수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고 지적, '무조건 통합론'에 반대 의사를 확실히 했다. 이날도 장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 우파 국민과 함께 싸워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면서 "이재명 정권을 끝장낼 수 있다면 우파가 총단결해 단일대오로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예전 당으로 돌아갈 궁리나, 다른 당으로 떠날 생각이 아니라 끝까지 국민의힘을 지킬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장동혁 후보의 메시지가 찬탄파 인사들과 손을 잡은 김문수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후보의 ‘우파 단결’ 구호가 강성 보수층 결집을 노린 선명성 전략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24일과 25일 책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거쳐 26일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펼친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찬·반탄 양 세력의 불꽃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