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집념의 랠리”…서효원, 마지막 예선 무대→지도자 향한 조용한 출발
긴장이 가득할 것만 같던 인천공항공사 스카이돔. 서효원은 마지막 예선 경기를 앞두고도 담담한 미소로 라켓을 들어 올렸다. 쉼 없이 달려온 30년의 무대, 그리고 언제나처럼 조용히 흘러가던 랠리의 끝에서 관중들의 박수는 그녀의 오랜 헌신을 조용히 감싸 안았다.
8일 열린 2025 프로탁구리그 예선 5조 마지막 경기에서 서효원은 1승 1패의 성적으로 이다은, 김하나와 나란히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득실률에서 아쉽게 밀려 2장의 16강행 티켓을 놓쳤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예선을 이렇게 마무리하며, 그녀의 오랜 투혼은 경쟁 그 자체보다 깊은 의미를 남겼다.

서효원은 8살에 탁구를 시작했다. 2006년 현대시멘트에서 첫 실업 무대를 밟은 이후 무려 19년간 한국마사회의 중심 선수로 자리해왔다. 지난달 25일 카타르 도하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 유니폼을 내려놓은 데 이어, 이번 예선을 끝으로 소속 클럽과의 계약도 정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서효원은 “세계선수권이 마지막 대표경기였기에 부담은 적었다. 결과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은퇴 무대를 잘 마무리했다”며, “30년 동안 후회 없이 뛰었고, 저 자신과 응원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의 새로운 출발에 대해 “경험을 전하며 후배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베테랑 수비수로 쌓아온 노하우 역시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 “최근 룰변화로 수비가 어려워졌지만, 드라이브에 스핀을 활용하면 기회가 온다.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준비하라”는 조언엔 지난 시간 쌓아온 신념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2025 프로탁구리그 예선이 2년 만에 재개된 올해, 서효원의 마지막 무대엔 깊은 여운이 흘렀다. 그녀는 이달 30일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국내외에서 후배들을 위한 지도자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추억을 지우지 않고, 헌신을 미래로 넘기는 서효원의 오늘. 그녀의 은퇴 무대를 지켜본 관중들은 오랫동안 그 라켓 소리와 랠리의 숨결을 마음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