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휴 토니상 6관왕 여정”…어쩌면 해피엔딩, 눈물의 통화→브로드웨이 꿈 완성
무명의 소극장에서 시작된 ‘어쩌면 해피엔딩’이 박천휴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박천휴는 2016년 대학로 초연 이래 8년에 걸친 여정과, 창작뮤지컬로서의 유례없는 토니상 6관왕 쾌거를 진솔하게 풀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만의 색을 지켜온 과정,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만남까지, 박천휴의 땀과 기적 같은 순간들이 안방극장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토니상 수상의 순간을 떠올리던 박천휴는 “한국에서 무명으로 시작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격이었다”고 고백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토니 위너 휴 팍’이라 불리게 됐던 낯설지만 경이로웠던 그 변화는, 한국 창작뮤지컬 사상 전례 없는 기록과 맞닿아 있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박천휴는 직접 ‘어쩌면 해피엔딩’을 관람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영상 통화를 나눴다. “스필버그 감독이 미래 한국을 담은 이 작품의 매력을 언급하며, 마치 그 시대에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전해 감동했다”는 박천휴의 회상에는 창작의 기쁨과 책임감이 묻어났다.

함께한 작곡가 윌 애런슨과의 파트너십도 남달랐다. 브로드웨이 각색 과정에서 곳곳에 살아 숨쉬는 ‘한국적 디테일’을 유지하기 위한 고집은, 작품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지키기 위한 결의였다. 윌 애런슨은 “영어 대사로 바꾸는 중에도 등장인물의 이름, 소품, 배경 모두 한국 그대로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로봇의 사랑을 통한 외로움의 본질, 그리고 박천휴 개인의 치열한 삶이 녹아 있는 대목은 관객, 또 동료 창작자 모두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실제 박천휴는 이별과 상실, 인간관계의 고민으로 힘겨웠던 시절, 뉴욕 브루클린의 작은 카페에서 조용히 서사를 다듬었다고 밝혀 감성을 더했다. “매일 똑같은 길로 집에 돌아가는 우리들, 어쩌면 로봇처럼 살아가는 게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썼다”는 고백이 뮤지컬의 서정적 힘이자 원동력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눈부신 성취는 단순한 수상 실적을 넘어, 한국 뮤지컬이 미지의 시장에 남긴 발자취이기도 하다. 대중성, 예술성, 개인의 성장담과 보편적 울림이 하나 되는 순간, 박천휴와 창작진의 결연한 태도가 감동의 핵심에 자리했다. 업계에선 후속작과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어질 새 이정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천휴와 ‘어쩌면 해피엔딩’의 발자취는 이제 세대를 넘어 한국과 브로드웨이, 그리고 여전히 꿈을 꾸는 많은 이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수요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