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첫 미국 수출”…두산에너빌리티, 데이터센터 수요에 발전시장 공략
두산에너빌리티가 13일 미국에 국산 가스터빈을 최초로 수출하면서 국내 발전기술의 글로벌 확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이번 공급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재조명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에너지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이날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급 발전용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스터빈은 2025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으로, 회사의 첫 해외 수출 사례이자 총 8기 수주 성과 중에서도 상징적인 기록이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급 문제가 수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납품이 국내 발전 산업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미국 등 북미 발전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확대가 이루어지면 에너지 장비·서비스 시장에서도 신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의 1만5,000시간 실증 이력 등 기술 신뢰성도 수주 성공에 한몫했다. 두산에너빌리티 휴스턴법인(DTS)은 이후 미국 내 가스터빈 정비서비스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에너지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의 신속한 확충이 핵심 과제”라며 “국산 가스터빈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에서 신규 발전설비의 빠른 도입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가스터빈 등 주요 에너지 기술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산학연 기술협력, 인증 체계 정비 등도 병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세계 다섯 번째 관련 기술 보유국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까지 해외·국내에서 잇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에너지·발전 수출시장 판도는 북미와 중동, 아시아 등 주요 전력 소비국의 정책 변화에 연동될 전망이다. 국내 산업계는 이번 미국 수출을 계기로 추가적인 해외 계약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