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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탭 피드형 전환”…카카오, 이용자 반발에 개선안 예고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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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카카오톡 '친구' 탭을 기존 전화번호부형 목록에서 소셜 피드 방식으로 전환하며, 국내 대표 메신저 사용자 경험에 큰 변동이 시작됐다. 친구가 올린 프로필 사진이나 게시글 등을 타임라인 형태로 노출하는 '피드형 인터페이스'가 도입되면서, 직장 및 지인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망의 일상이 앱 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카카오는 6월 23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SNS 기반 소셜 피드 기술을 대폭 적용했다.

 

이번 변화는 카카오톡이 단순 메신저 기능을 넘어 뉴스피드, 콘텐츠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외 ICT 업계에서도 메신저-소셜 간의 경계 해소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업무상 연락처까지 일상 노출되는 것에 거부감이 크다", "개인 프라이버시와 무관한 정보까지 필터 없이 전달된다" 등 실사용자들의 불편 제기가 줄을 잇는다. 특히 이번 인터페이스는 기존 친구 목록과 달리 정보 노출 범위, 맞춤 설정 등에서 사용자 통제가 어려워진 점이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변화의 시장적 동인으로는 SNS형 콘텐츠 소비 증가와 광고 플랫폼 확장 전략이 거론된다. 실제로 피드형 구조가 도입된 글로벌 메신저 사례를 보면, 이용자의 머무는 시간 확대와 타겟 광고 매출 증가라는 결과가 뒤따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개편이 잠재적 매출원 다변화, 소셜커머스 전환 등의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미국 메타(구 페이스북), 일본 라인 등과 비교해볼 때, 사용자 사생활 보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은 정보 노출-개인통제 간 균형을 법·정책적으로 보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중심으로 메신저 내 프로필·콘텐츠 노출 관련 규제 검토가 수면 위로 올랐다.

 

카카오는 수일간의 급격한 평점 하락과 여론 악화를 인지한 뒤, 6월 28일 "이용자 피드백을 면밀히 수렴해 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완안 공개 시점과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카카오는 "조만간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용자 경험(UX) 개편이 플랫폼의 장기적 진화에는 필수이나, 한국처럼 강력한 폐쇄형 네트워크 문화에선 사생활 보호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업계는 이번 카카오톡 변화가 실제 시장에서 신속히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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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카카오톡#친구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