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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진 비례승계 논란에 당 분열”…용혜인, 민주당 제명 촉구→정당 신뢰 시험대
정치

“최혁진 비례승계 논란에 당 분열”…용혜인, 민주당 제명 촉구→정당 신뢰 시험대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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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인사 변동으로 국회 비례대표 의석에 긴 흐름이 포개지는 가운데, 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의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두고 정치권 갈등이 한가운데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의 정부 요직 발탁 이후, 명단 상 다음 순위자인 최혁진이 승계권을 얻게 되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당의 공식 추천을 철회하며 민주당의 제명을 강하게 요구했다.

 

비례대표 승계는 제도 본질상 연합정당의 신뢰와 교차되는 정치적 약속에서 비롯됐다.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연합이 야권 연동형 비례제 보호를 위해 결성됐으며, 이 연합체를 통해 각 정당에서 추천된 후보들이 비례 순번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정부 인사로 인해 두 명의 비례대표가 정부직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최혁진 전 비서관이 승계 대상에 올랐다. 손 전 대변인은 만 30세로 제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될 전망이다.

6월 4일 국회 본청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6월 4일 국회 본청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그러나 최혁진이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오지 않고 민주당에 남기를 희망한다는 의사가 전해지자, 용혜인 대표는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사회연대경제 운동과 기본소득에 헌신한 점을 들며 추천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겠다’던 사람이 없었다”며 실망의 정서를 숨기지 않았다. 용 대표는 “정치 노선 변경은 논의 절차를 거쳤어야 함에도, 비례대표 의석을 가로채는 행위는 정치적 도둑질이며, 국민·당원을 기만한 정치적 사기”라고 규정지었다.

 

정당과 유권자 간 약속과 제도적 신뢰라는 묵직한 과제가 비례 승계 절차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다. 기본소득당은 즉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최혁진에 대한 비례대표 추천을 철회하고, 더불어민주당 측에 공식적으로 이를 통보했다. 용 대표는 “정당질서와 민주주의를 훼손한 자가 국민 대표가 돼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신속히 제명 조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추천 17번 후보에 대한 승계 기회도 요구했다.

 

정당의 내부 절차와 연합정치 신뢰에 미세한 균열이 감지되면서, 국회는 연합 비례 승계제도의 취지와 한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와 충남 아산을 등에서는 보궐선거가 예정되고, 국무총리 후보자에 오른 김민석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앞으로 정당 간 협약 신뢰성과 비례대표제 운영방식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정치권의 논의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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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진#용혜인#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