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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연휴 문화를 바꾼다”…네이버·카카오 추천작 흥행 → 콘텐츠 산업 파장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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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등 장기 연휴 시즌마다 웹툰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실시간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집과 귀성길, 야외 휴식처 등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연휴 정주행’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양대 웹툰 플랫폼의 추천작 큐레이션 전략을 한층 고도화시키고 있다. 특히 글로벌 팬덤 확대와 다양한 미디어믹스(IP 확장) 시도가 결합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산업 내 영향력이 더욱 도드라지는 추세다. 업계는 플랫폼 및 창작 생태계의 수직계열화, 미디어-테크 융합, K-콘텐츠 수출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전쟁’의 분기점으로 연휴 추천작 경쟁을 주목하고 있다.

 

양대 플랫폼은 추석 연휴에 맞춰 큐레이션 기능과 오리지널 신작 공개 등 맞춤 전략을 강화했다. 네이버웹툰은 '연의 편지', '여신강림',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소꿉친구 컴플렉스' 등 감성 로맨스, 힐링, 사극, 미식물 등 다양한 장르를 전진 배치했다. 독립 창작자 발굴에서 영상화 연계까지, AI 추천·클라우드 기반 IP 관리 등 기술 융합 역량이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 ‘연의 편지’는 10화 완결 웹툰임에도 9.98의 평점, 관심 등록 15만 건으로 단기간 팬덤을 형성했고, 후속 애니메이션 영화화 및 해외 영화제 수상으로 이어졌다. ‘여신강림’ 역시 2018~2022년 연재와 동시에 64억 글로벌 누적 조회, 드라마·애니메이션·실사 영화까지 다각도로 확장했다. 최근 영상 자회사 ‘스튜디오N’이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 진출을 발표, 글로벌 플랫폼 연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유부녀 킬러’, ‘무지개다리 파수꾼’, ‘수의사님! 안녕하세요?’, ‘환골탈태’, ‘키워준 은혜를 집착으로 갚으시다니요’ 등 현실 공감형·동물 힐링·판타지 로맨스 신작을 집중적으로 추천했다. 독자 맞춤형 AI 추천, 캐릭터·스토리 기반 2차 창작 지원, 동물권 이야기 등 사회적 이슈 접목이 활발하다. ‘유부녀 킬러’는 누적 1억8000만 뷰, 드라마화 확정으로 드라마틱한 IP 가치 상승을 시현했다. ‘무지개다리 파수꾼’은 동물과의 공감, ‘수의사님! 안녕하세요?’는 동물 소통 판타지로, 진입장벽을 낮춘 가족형 콘텐츠 모델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술 확산은 기존 웹툰 유통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재-영상화-글로벌 동시 서비스가 데이터 분석, AI 시나리오 추천, 클라우드 서버 기반 실시간 업데이트와 결합되면서, 창작·유통·팬덤 형성의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콘텐츠 기술 융합’ 트렌드가 심화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는 자체 빅데이터와 추천 알고리즘을 플랫폼 개선에 접목, 독자 이탈률 예측, 신작 성공 가능성 측정 등 기술 중심 편집 역량을 고도화 중이다.

 

시장 확장 효과도 두드러진다. 2023년 기준 네이버웹툰의 해외 플랫폼 글로벌 월간 사용자(MAU)는 1억8000만 명을 넘어섰고,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역시 동남아·일본·북미 현지화 파트너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다. 웨이브·티빙 등 OTT와의 연계,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 참여, AI 번역·현지화 자동화 등 후속 플랫폼 간 융합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팬덤 활성화를 통한 오프라인 행사·굿즈, 커머스 연계로 IP 생태계가 다각화되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픽코마, 미국 웹툰 플랫폼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해외 플랫폼은 크리에이터 공동 창작, 현지화 맞춤 큐레이션, 자동 번역 등 기술 중심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영상화·실사화 등 미디어믹스는 미국 망가플러스, 일본 라인망가 등과의 협력 사례로 이어지며, 한국식 웹툰 서비스 모델의 전략적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규제 및 정책 환경도 중요한 변수다. 네이버·카카오는 저작권 관리와 AI 추천의 데이터 활용, IP 확장 과정에서의 표준화 등 관련 제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웹툰 영상화 시 OTT 등급 심사, 저연령가 접근성, 해외 수출 규제 등도 지속적으로 점검 중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추석 등 장기 연휴 시즌 웹툰 큐레이션-영상화 시너지가 국내외 플랫폼 수직계열화, K-콘텐츠의 해외 진출 구도를 가속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플랫폼 전문가도 “독창적 스토리, AI 기술력, IP 다각화가 결합할 때만이 한국 웹툰 산업이 글로벌 미래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플랫폼 진화가 시장 안착과 수익 모델 다양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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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ip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