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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에 신약 신청 중단”…FDA 마비, K바이오 글로벌 진출 차질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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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이 신약 허가 신청 등 식품의약국(FDA) 핵심 업무 중단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신약 개발 주자들의 일정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FDA의 심사·승인 지연은 미국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인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는 “셧다운 장기화 시 K바이오의 전략적 전환점”이라며 위기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셧다운은 2024년 1월 1일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발발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FDA는 신약, 바이오시밀러, 제네릭, 의료기기 등 각종 허가 신청과 제품 검토를 전면 중단했다. “자금 조달 경과기간 동안 사용자 수수료 징수를 할 수 없다”는 점이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직 허가 신청을 완료하지 않은 기업은 의회의 예산 합의까지 대기 상태에 돌입한다.

FDA는 “공중보건 및 안전 관련 필수 업무만 한정 수행한다”며 식인성 질병 및 감염병 발생 모니터링, 고위험 식·의약품 리콜 등만 유지한다고 밝혔다. 당초 1만3872명 고용 인력 중 86%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나, 이 역시 심사 인력 부족에 따른 심각한 병목 우려가 나온다. 기존 허가 프로젝트의 심사 일정이 여러 달 지연되고, 신규 신청 기업들은 승인 절차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셧다운 사태가 한달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FDA와 제약산업은 미국 시장을 글로벌 임상, 제약 허브로 보는 각국 기업의 ‘가장 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FDA 허가를 받아 미국 진출을 추진하거나 임상, 바이오시밀러 등 승인 절차를 준비해왔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단기라면 영향은 제한적이나, 한달 이상 지속될 구조적 리스크를 무겁게 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FDA 심사 마비는 국내 신약·의료기기 산업 발전에도 파급력이 크다. 미국은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아, 승인 일정이 지연되면 투자 유치, 기술이전 계약, 생산 일정 등 산업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제네릭 기업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이 늦어지며 경쟁 구도에 불확실성이 더해진다. 미국 내 심사·허가 체계의 공백은 일본 PMDA나 유럽 EMA 등 다른 선진국 당국과 달리 FDA만의 제도 의존도를 재조명하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업계는 조기 예산 합의를 촉구하고 있으나, 법안 처리 및 사용자 수수료 등 제도 개선 없이는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FDA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된 글로벌 허가 관문 전략이 재정비를 요구받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K바이오의 대미 진출 전략에 예기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화되면 국내 산업 생태계와 글로벌 신약 경쟁 구도 자체가 재편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셧다운이 조속히 해소되고 시장 정상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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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신약신청#k바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