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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부실에 참사 키웠다”…미국 텍사스 폭우 피해, 행정 대응 논란 확산
국제

“경보 부실에 참사 키웠다”…미국 텍사스 폭우 피해, 행정 대응 논란 확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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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4일 새벽, 미국(Texas) 중부 커 카운티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독립기념일 연휴로 현지 캠핑장과 여름캠프에 인파가 몰린 가운데, 51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돼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남기고 있다. 갑작스런 폭우는 홍수 경보 체계와 대피 지침의 부실 문제까지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폭우는 과달루페(Guadalupe)강 유역에서 45분 만에 8미터까지 강물을 불어나게 하며 주택, 도로, 캠프장을 순식간에 덮쳤다. 특히 기독교 단체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서는 27명의 소녀가 실종되는 등 피해가 컸다. 구조 당국이 헬리콥터와 보트, 드론 등 장비를 총동원해 850여 명을 구조했으나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상실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폭우에 범람한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폭우에 범람한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지 주민들과 생존자들은 경보 및 대피 안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조당국과 행정당국의 책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간 예보업체 아큐웨더와 국립기상청 모두 홍수 위험성은 사전에 경고했으나, 지역 경보망과 현장의 대피 유도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커 카운티는 예산 문제로 선진 홍수 경보시스템 도입이 무산돼 과거에도 취약점이 지적된 바 있다.

 

커 카운티 롭 켈리 판사는 “강물 급상승을 예측했지만 이 정도 피해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현장 공무원들의 난처함을 전했다. 지역 연방 하원의원 칩 로이도 “1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재난”이라고 규정했으나, 희생자 가족과 지역사회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언론과 BBC 등 주요 외신은 텍사스 홍수 대응의 한계를 집중 조명하며, 행정적 허점과 자연재해 관리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캠프 미스틱은 100년 전통의 여름캠프로, 이번 재해가 남긴 상처도 남다르다. 교통 두절, 구조 장기화, 실종자 급증 등 충격의 파장은 중부 텍사스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독립기념일 연휴의 들뜬 분위기도 한순간에 침통한 장면으로 바꿨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극단적 강수 현상이 빈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재난 조기경보와 구조 체계 전반의 보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방정부와 텍사스주 당국은 추가 대피와 지원책을 시행 중이며, 그렉 애벗 주지사는 “주민 안전 확보와 실종자 수색이 최우선”이라며 오는 6일을 ‘주의 기도일’로 선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연방 차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구조와 수색 작업은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책임 공방과 행정 시스템 개선 요구도 함께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이 같은 자연재해와 시스템 취약성이 반복될 경우, 전국적 재난 관리 체계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이번 폭우 피해가 미국 내 행정 시스템의 허점과 기후변화 대응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어떻게 자극할지, 국제사회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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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폭우#캠프미스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