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정호진·박미향 부부, 손끝에 번진 삶의 속삭임”…인간극장, 농부와 모델의 꿈→지금 그 계절은
엔터

“정호진·박미향 부부, 손끝에 번진 삶의 속삭임”…인간극장, 농부와 모델의 꿈→지금 그 계절은

송우진 기자
입력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는 상주의 작은 농원, 그곳에서 정호진과 박미향 부부의 하루는 삶의 빛깔을 더해 간다. 인간극장은 농업기술을 뿌리 삼아 살아가는 농부 정호진과, 꿈을 안고 런웨이 위에 선 모델 박미향의 오롯한 일상을 비춘다. 계절을 닮아 흐르는 인연, 꽃과 과일이 어우러진 집, 그리고 서로에게 뿌리가 돼 주는 사랑이 매일 아침을 새롭게 만든다.

 

정호진은 신학 교수와 밀알 같은 NGO 활동을 지나, 결국 자신의 땅에서 다시 시작한 농부다. 비닐대신 풀을, 기계보다 손을 믿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흙과 풀, 바람과 친구가 돼간다. 그의 곁에는 농사 실습생들이 있고, 일상은 작은 씨앗과 함께하는 배움과 나눔의 시간으로 채워진다. 삶이 스며드는 농업의 긴 호흡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을 전한다.

생명농업과 런웨이…‘인간극장’ 정호진·박미향 부부, 농부의 손길과 모델의 꿈→삶을 빚다 / KBS
생명농업과 런웨이…‘인간극장’ 정호진·박미향 부부, 농부의 손길과 모델의 꿈→삶을 빚다 / KBS

스물세 해를 곁에서 함께한 아내 박미향은 오랜 시간 품어온 모델의 꿈을 이제 막 펼치기 시작했다. 젊음에 미룬 도전, 여든은 늦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을 감추지 않고, 60이 넘어서야 다시 학생이 됐다. 상주와 서울을 오가는 신산한 여정,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모델학과 강의실과 패션쇼 무대를 밝히는 미소에는 늦게 만난 열정이 선명하다. 남편의 응원은 언제나 든든하고, 식탁 위 가족의 웃음은 계절을 가늠한다.

 

부부의 생활에는 분주한 농삿일에도 단단함이 묻어난다. 청 테이프로 수선한 옷, 버려진 물건을 다시 쓰는 소박함, 밭을 덮는 풀 한 포기에도 의미가 담긴다. 부부는 단 한 순간도 작물을 헛되이 여기지 않으며, 함께 하는 식사는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귀농 5년, 장작을 패고 꿀벌을 돌보는 손길마저도 서로의 일상이 돼간다.

 

박미향이 매주 서울로 강의를 들으러 향할 때면, 정호진은 한결같이 잔잔한 미소로 배웅한다. 찜질방 신세도 마다하지 않는 도전, 모델의 꿈에 조금도 늦음이란 없다는 것을 부부는 자신들의 걸음으로 증명한다. 각자의 취미와 즐거움을 인정하며, 아내는 드라마로, 남편은 서각으로 하루의 쉼을 얻는다. 무엇보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에서 부부만의 철학이 깊어진다.

 

한여름 농원에 번지는 땀과 햇살, 벌통을 돌보는 손길, 그리고 꿀벌의 부지런함 속에서 정호진은 농부의 마음을 다시금 품는다. 어머니보다 더 가까운 장모와의 따뜻한 동행, 미향이의 제빵 도전에도 한결같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크고 작은 고비마다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와 믿음은 보통의 부부와 견주어도 특별하다.

 

농부와 모델, 어쩌면 너무나 달라 보이는 삶들이 상주라는 이름 아래 어우러진다. 땅과 무대, 자연과 열정, 초록빛 풍경과 빛나는 조명은 인간극장이 기록한 단단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간의 무거움과 오늘의 설렘, 그리고 오래도록 쌓여온 신뢰는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시청자의 마음에 머문다. 매 주인을 닮은 농원과 매 무대를 비추는 꿈, 두 사람의 인생은 하루하루 깊어지고 있다.

 

정호진과 박미향 부부의 소박하지만 찬란한 귀농 일상은 7월 18일 금요일 아침 7시 50분 KBS1 ‘인간극장’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송우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정호진#박미향#인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