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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보안 혁신 앞당긴다”…KT, 5년간 1조 투자 선언에 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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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보안 혁신 앞당긴다”…KT, 5년간 1조 투자 선언에 업계 주목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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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정보보안 기술이 통신 산업의 안전망을 새롭게 쓰고 있다. KT는 2024년 6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을 통해 5년간 1조원 이상을 정보보호에 선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사고 피해 규모가 최근 미국,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억원대로 늘어나면서 데이터 보안이 통신사 경쟁의 분기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KT가 내놓은 대응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KT는 이번 정보보호 혁신안을 통해 AI 모니터링, 글로벌 협업 및 진단 컨설팅, 제로트러스트 강화, 보안 인력 확충 등 4대 보안 강화 방안을 내세웠다. 특히 사이버 침해 발생 이후 수습에 집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 탐지와 차단 중심의 보안 체계로 구조를 전환한다. KT 자체 프레임워크인 ‘K-시큐리티’가 전면에 적용되며, 접근 통제를 위해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모든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방식)를 전사적으로 도입한다.

기존 대비 차별점은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AI가 실시간으로 위협을 식별·차단한다는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목소리의 ‘성문(Voiceprint)’을 인식하는 기술을 활용해, 단순 문맥 분석을 넘어 딥페이크 범죄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 1세대 서비스는 91.6%의 탐지 정확도를 보였고, 하반기 출시될 2.0 버전에서는 95%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AI가 스팸 문자 및 전화의 문맥을 직접 파악, 별도 키워드 학습 없이 실시간 차단하는 ‘키워드리스(Keywordless)’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시범 서비스의 탐지 정확도는 92%로, 연내 98%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업 고객 보안 분야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해 디도스(DDoS) 및 신종 악성메일 탐지 등으로 실효성을 높인다. 9월부터는 메일보안 서비스 내 AI가 위협 정보를 요약·분석해 제공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해외 통신사 대비 KT의 차별화 전략은 보안 인력의 대거 확충과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T모바일, AT&T 등은 대규모 해킹 피해 이후에도 방어 체계 고도화와 인재 영입을 병행하고 있다. KT는 현재 160여명인 보안담당 조직을 3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침이며, 마이크로소프트, 팔로알토 등과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정부 규제 차원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해 AI 보이스피싱 탐지 등 신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를 선제적으로 마련 중이다. 글로벌 수준의 정보보호 인증과 함께, 내부 데이터 보안 정책 고도화도 병행해 잠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KT의 정보보호 혁신 방안이 통신산업의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한 정보보안 연구원은 “AI 기반 선제 탐지와 제로트러스트 체계 확립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스며들지가 관건”이라며 “기술과 인력, 제도 개혁이 조화롭게 이뤄질 때 통신 보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KT의 대규모 정보보호 투자가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 구조와 상용화 환경이 동시에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지속적인 혁신과 정책 정비가 새로운 성장의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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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보이스피싱#정보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