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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세로 시작하는 하루”…띠별 오늘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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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세로 시작하는 하루”…띠별 오늘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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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마다 띠별 운세를 챙겨보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그냥 재미 삼아 넘기던 코너였지만, 지금은 작고 흔들리는 마음에 조그만 길잡이처럼 자리한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실제로 ‘오늘의 운세’를 검색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휴대폰 화면으로 자신의 띠와 오늘의 길흉을 재빠르게 확인하거나, 친구와 운세 내용을 공유하는 모습도 익숙하다. 직장인 박수진(34) 씨는 “특별한 답을 기대하는 건 아닌데, 운세 중 좋은 한마디가 마음에 남으면 하루가 덜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SNS에는 ‘운세 결과 공유하기’ 챌린지도 자주 보인다. 자신의 띠에서 추천받은 행동을 실제로 해보는 이색 인증도 적지 않다.

[띠별 오늘의 운세] 05년생 반복되는 연습 지루함과 맞서보자.
[띠별 오늘의 운세] 05년생 반복되는 연습 지루함과 맞서보자.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보인다. 최근 포털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오늘의 띠별 운세’ ‘별자리 운세’는 모든 연령층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다. 특히 쉬는 시간이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띠별 운세에 귀를 기울인다는 20·30대의 비율이 늘고 있다. 정보의 바다에서 쏟아지는 ‘정답’보다, 가볍지만 의미 있는 예측이 하나의 습관이 된 것이다.

 

심리학자 이현아는 “운세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 놓인 사람들에게 가벼운 지지와 위로를 건넬 수 있다”며 “자신의 운세를 보며 느끼는 기대나 반성, 혹은 ‘오늘은 참고 넘어가보자’는 마음가짐이 작은 리셋 효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모든 게 불확실한 시대, 운세는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고요히 하루를 준비하는 일상의 작은 의식이 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내 띠에 오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길래, 평소엔 안 하던 일에 나서봤더니 꽤 뿌듯했다” “오늘따라 지루한 일이 반복될 거라더니 진짜네? 하지만 괜찮다고 해서 힘이 났다”는 식의 공감이 적지 않다. 단순히 맞고 틀림의 영역이 아니란 해석이 많다.

 

띠별 운세는 거창한 예언이 아닌, 쉽게 흔들리는 마음을 붙드는 일상의 작은 기호다. 어떤 이는 좋은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고, 또 어떤 이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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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별운세#습관#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