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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가 급등, 거품 논란도”…소프트뱅크·미국 투자 움직임에 시장 기대와 우려 교차
국제

“인텔 주가 급등, 거품 논란도”…소프트뱅크·미국 투자 움직임에 시장 기대와 우려 교차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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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9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인텔(Intel) 주가가 6.97% 급등하며 25.31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사 소프트뱅크(SoftBank)의 대규모 지분매입 발표와 미 연방정부 대주주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크게 자극됐다. 반도체 산업의 미국 주도권 복원을 겨냥한 움직임에 시장 기대가 모이지만,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고와 장기 불확실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날 인텔 주가는 장 중 26.53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본(Japan) 소프트뱅크가 인텔 지분 2%를 20억달러(약 2조8천억 원)에 매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급등세를 이끌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번 전략적 투자로 인텔이 미국 내 선진 반도체 제조 및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텔 주가 7% 급등…소프트뱅크 투자·미 정부 대주주 가능성에 경영 정상화 기대
인텔 주가 7% 급등…소프트뱅크 투자·미 정부 대주주 가능성에 경영 정상화 기대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의 10%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더해지며, ‘반도체법’에 의거해 109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미 연방정부가 인텔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본격적인 정부 개입 가능성에 ‘경영 정상화’ 기대가 겹치며 주가에 탄력이 붙었다.

 

다만 과도한 기대에 따른 거품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는 “여러 악재 이후 투자자들이 보상받는 시기이지만 상승세에 거품이 끼고 있다”고 짚었다. 8월 한 달간 인텔 주가는 28%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240억달러(33조6천억 원)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 기준 인텔의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EPS)은 53배로, 2002년 초 이후 최고치다. S&P 500 평균 EPS 배수(22.1배)의 2배를 넘어 ‘가치 과다’ 논란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여전히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낸시 텡글러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 CEO는 “인텔은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으며,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 현재 가격대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 개입은 단기 호재인 동시에 장기 리스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웨인 카우프먼 수석분석가는 “인텔 주가는 EPS 기준으로 보면 정부 지원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폴 놀티 머피앤드실베스트 웰스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진입은 쉽지만 빠져나오긴 어렵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했다.

 

한편 인텔은 과거 PC·노트북 CPU 시장에서 압도적 강자였으나, 스마트폰 및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다툼에선 뒤처지며 경영난이 이어졌다. 게릿 스미트 스톤헤지 플레밍 매니저는 “경영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며, 립부 탄 CEO 체제를 신뢰하지만 숙제는 산적해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개입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지나친 가치평가와 시장 불안정이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정부·시장 간 역할 논쟁과 경영 안정화 시계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과 인텔의 미래 성장 곡선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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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소프트뱅크#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