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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의료데이터 학습한다”…아크릴, 파운데이션 모델로 의료혁신 노린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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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아크릴이 연세대학교 디지털헬스연구원과 손잡고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동 개발에 나섰다. 신약개발 등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퍼져가던 AI 기반 의료 혁신이, 이종 임상데이터와 첨단 AI 모델 결합을 통해 국내 산업 전체로 확장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이번 협력 구조를 ‘고부가가치 데이터 주도권 경쟁’의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이번 협약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축적한 단일기관 임상데이터(CDW)와 아크릴의 AI 역량을 결합, 파운데이션 모델(대규모 사전학습 기반 AI)의 의료 분야 특화 버전 개발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미 표준화된 용어 체계와 장기 추적 기록이 뒷받침되는 점은 국내 의료데이터의 품질 우위를 상징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질병 예후 예측, 생존율 분석, 고위험군 조기 발견 등 포괄적 의료정보 활용 능력을 대폭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초대형 인공지능이 방대한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사전학습된 형태를 의미한다. 의료 특화 버전은 공개적 데이터셋이나 범용 언어모델 대비, 진료 현장과 임상경로에 최적화된 답변·예측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크다. 이번 공동연구는 진단 중심의 기존 AI를 넘어,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등 기술을 의료 기관 전체로 확산시켜 개인 맞춤형 건강증진, 조기 진단 및 예방까지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크릴은 “한국 의료데이터의 독자적 구조와 국가 단일보험체계 덕분에 정보 일관성과 확장성 모두에서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미국·유럽의 분산 보험·진료시스템에 비해 환자경로가 추적 가능하고 표준화 작업이 용이하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메이저 IT 기업들도 최근 의료 특화 AI의 상품화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어, 연세대·아크릴 연합의 선제적 진입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의료 분야 AI 상용화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규제, CDW 내 외부 데이터 연동, 의료윤리 등 국내외 법·제도적 쟁점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식약처를 비롯한 보건 당국은 의료 인공지능의 해석 가능성, 환자정보 보호와 관련한 행정·인증 체계를 연내 구체화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 실제 병원을 중심으로 작동하기 시작할 경우, 국내 의료 AI의 글로벌 입지가 단기간에 크게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결국 의료데이터 품질, 제도 지원, 다기관 협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한국형 의료 AI의 실현 척도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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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연세대디지털헬스연구원#의료파운데이션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