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만루포 동점 드라마”…롯데, 황성빈 홈런→8연패 잠 못 드는 밤
부산 여름밤, 사직구장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숨가쁜 접전의 끝에서 두 팀 모두 온 힘을 쏟았으나,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하는 순간 팬들은 땀과 숨결로 기억을 남겼다. 8회 김영웅의 만루홈런으로 균형이 뒤집힌 경기, 9회 황성빈이 동점포를 터뜨리며 또다시 긴장의 끈을 조였다. 그럼에도 롯데의 8연패 탈출은 하늘에 맡겨진 채, 선수들은 묵묵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8월 17일 사직 대결은 팽팽한 흐름으로 출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삼성은 박승규와 구자욱이 번뜩이며 1회 선취점, 4회에는 르윈 디아즈가 시즌 38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3-0의 리드를 잡았다.

롯데의 반격은 6회부터 점화됐다. 신윤후가 번트로 출루한 뒤 과감한 도루, 손호영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7회에는 유강남, 전민재가 연속 2루타로 흐름을 되살린 뒤, 한태양의 안타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손호영의 내야안타와 삼성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노진혁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7-3 역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8회, 삼성은 김영웅의 만루홈런 한 방으로 7-7을 만들며 응축된 긴장을 폭발시켰다. 9회초 디아즈의 적시타로 8-7 역전까지 성공하며 승부의 추가 다시 기울 듯했다.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9회말, 롯데 황성빈이 우측 폴을 맞추는 동점 솔로홈런으로 다시 흐름을 잡았다. 이후 양측 마운드는 연장 11회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최후의 승자를 기다렸다.
최종 스코어 8-8. 롯데는 8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으나 3위 자리는 간신히 지켰다. 삼성 역시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타선의 힘과 집중력으로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이날 삼성의 르윈 디아즈는 38호 투런홈런과 9회 적시타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롯데 황성빈 역시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팀의 위기를 막았다. 투수진의 집중도와 공격진의 폭발력이 교차한 밤, 사직을 메운 팬들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순간을 함께했다.
날이 저물고, 그라운드의 열기는 남았으나 승부는 다음 경기로 이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싸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남겨진 아쉬움과 희망은 8월 18일 이후 롯데와 삼성의 또 다른 맞대결에 온전히 기대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