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656개의 우주 앞 침묵”…진정성 어린 사과→팬들 여름에 울림
가장 깊은 상실의 순간에도 희망의 여운은 조용히 스며든다. 파란 비단 위에 나비가 흩날리는 장면처럼, 이재명은 무게감 있는 침묵과 사과로 이 계절의 풍경을 바꾸어 놨다. 검은 정장에 차분한 몸짓, 또박또박 숙인 고개,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이 시간의 공백을 채웠다. 한여름의 정적 속,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라는 구호 아래 나비 그림이 바람에 실려왔다.
이재명은 공개 석상에서 먼저 국민들에게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 부재했던 수많은 참사, 세월호와 이태원, 오송과 여객기 사고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예방할 수 있었던 슬픔이 무력하게 반복된 현실 앞,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죽고, 다치지 않아도 될 사람들마저 다쳤다”며 한계 없는 책임을 느낀다 밝혔다. 그는 국가의 부재와 방임으로 또 다시 억울한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표했다.

현장의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그 의미를 되새겼다. 깔끔이 빗어 넘긴 머리, 두 손을 모아 정중히 인사하는 모습, 슬픔과 다짐이 교차하는 분위기에서 팬들과 누리꾼들은 조용한 공감과 메시지로 화답했다. “진심이 느껴진다”, “아픈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격려와 위로가 줄을 이었다.
특히 “304. 159. 14. 179. 저마다의 이름과 꿈을 안고 스러져 간 656개의 우주.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에는, 잊힐 위험에 처한 희생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책임이 각인됐다. 이번 게시물을 통해 이재명은 지도자의 가장 본질적 임무가 누구보다 무거운 사과와 약속에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견디기 힘든 여름의 무게에도, 침묵으로 전한 사과와 기억은 세상의 파문처럼 사람들 마음에 깊은 진정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