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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푸른 물가에서 한숨 돌린다”…세종 여름 명소에 쏠린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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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푸른 물가에서 한숨 돌린다”…세종 여름 명소에 쏠린 발길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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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햇살이 쏟아지는 여름 오후, 세종의 수변과 문화 공간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실외는 피하는 무더운 계절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맑은 하늘과 선선한 그늘 아래에서 계절을 느끼는 나들이가 일상이 됐다.

 

도심 속 세종호수공원은 이런 여름날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다. 특별한 계획 없이도 잔디광장과 물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의 기대 섞인 웃음소리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넓은 부지 덕분에 도시 한가운데서도 시원한 바람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여유를 선물받는다.

사진 출처 = 세종호수공원 제공
사진 출처 = 세종호수공원 제공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날 세종시의 낮 기온은 27.8도를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28.3도에 이르렀다. 습도는 60%로 후텁지근하지만 미세먼지가 ‘좋음’ 수준, 자외선 지수는 ‘보통’이라 외부 활동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더위를 피해 문화공간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외부 정원은 물론, 시원한 실내 온실에서 이국적인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어 한여름에도 여유를 찾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사진 촬영에 집중하는 이들, 테마별 정원을 거닐며 여유를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 같은 계절, 다른 나들이 풍경을 만들어간다.

 

실내 전시와 공연, 독서까지 아우르는 세종문화예술회관과 시립도서관도 취향껏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인기다. 책장 사이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돌아다니는 부모, 공연 관람을 기다리며 설레는 표정의 주민들이 여름날 한가운데의 평화를 나누고 있었다. “밖은 덥지만, 여기선 계절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고 한 시민은 표현했다.

 

지역의 방축천 수변공원처럼 저녁 산책이나 야외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또 다른 방식도 자리 잡았다. 소셜미디어에는 “도심 가까이 이런 산책길이 있다는 게 요즘 큰 위로”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무심코 찾은 곳에서 기분이 환기된다”는 체험담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주말이면 어디로든 쏟아지는 사람들의 발길, 그저 계절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배경이 된다. 일상에서 작게나마 숨 쉴 구석을 찾는 움직임, 그리고 취향에 따라 공간을 고르는 선택의 이유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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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국립세종수목원#세종문화예술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