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복 없다”…미 연준 이사 사퇴 거부, 트럼프 해임 시사에 시장 긴장 고조
현지시각 20일, 미국(USA)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임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이메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쿡 이사는 소셜미디어와 공식 채널을 통한 압박에도 "트윗 등에서 제기된 문제로 사퇴하라는 압박에 굴복할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쿡 이사와 관련된 주택담보대출 의혹이 불거지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각 사퇴를 촉구했고, 보좌관들도 사퇴 없을 경우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번 논란은 전날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과정에서 조지아주와 미시간주 부동산 모두를 '주거용'으로 신고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촉발됐다. 특히 조지아 매물을 2022년 임대시장에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준보다 유리하게 낮은 금리와 높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받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FHFA 측은 집행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실존적 위협"이라며 향후 기소 방침까지 밝혔다.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연준(Fed) 이사진의 독립성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운용에 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쿡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됐으며, 연준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로 2038년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민주당 측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금융위원회 간사는 "연준 이사회의 불법 해임 시도는 정부 권한 남용이자 독립성 위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벤 클루브스 전 주택도시개발부 부수석 법률고문 역시 "특정 정치인만을 대상으로 대출 서류를 정밀 검토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금융시장과 월가는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가 정치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CNBC 등 주요 외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 인사들을 상대로 대출 및 윤리 논란을 잇따라 제기하며, 궁극적으로 연준의 독립 환경을 흔드는 전례가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안이 연준의 신뢰성을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연준 이사진 교체 또는 해임 논란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폭 및 경제정책의 독립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논란이 향후 미국(USA) 통화정책, 감독기구의 정치적 독립성, 그리고 글로벌 증시와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국제사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