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완패의 절실함”…안세영, 야마구치 벽에 좌절→8번째 우승 도전 멈춰
가득 메운 수원체육관의 함성마저도 안세영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 결승전의 무게는 남달랐고, 코트 위에서 마지막까지 몸을 던지는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계랭킹 1위의 뒤에는 아쉬움과 도전이 교차했다.
28일 펼쳐진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에 0-2(18-21 13-21)로 완패했다. 홈 팬들의 열띤 성원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빠른 템포의 야마구치 공세에 고전하며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줬다. 1게임과 2게임 모두 상대의 집요한 공격을 넘어서지 못하며, 역전의 반전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 결승은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4위 야마구치 아카네, 양강의 맞대결로 국내외 배드민턴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중국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안세영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였으나, 야마구치 아카네의 날카로운 움직임은 예년과 달랐다. 안세영은 올해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야마구치 아카네를 눌렀지만, 정작 결승 무대에서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경기 후 안세영은 “야마구치 선수가 완벽했다. 워낙 공격의 속도가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상대를 인정했다. 이어 “많은 팬들께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오늘은 내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애초 안세영은 올 시즌 참가한 10개의 국제대회 중 7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8번째 우승은 이번 결승에서 무산됐다. 그는 “매번 훌륭한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어 감사하지만 체력과 심리적으로 점차 한계가 온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상대 선수들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저 역시 더 발전한 모습으로 남은 대회들에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부침이 컸던 한 해를 돌이키며 다시 한번 도전의 의지를 다졌다. 앞으로 남은 시즌 연승 도전과 컨디션 회복에 대한 관심이 배드민턴계를 관통하고 있다.
스탠드에 남은 함성, 고요히 번지는 코트의 잔열은 땀과 눈물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선수의 마음을 닮았다. 안세영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잇따른 국제대회에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