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가 위험인자”…새 간암 예측 모델 개발, 국내외 임상 적용 확대
비만과 당뇨 등 심혈관 대사 위험요인이 간암 발생을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새로운 간암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 국내외 다기관 공동 연구를 통해 마련된 이 모델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에서 고위험군을 신속하게 식별, 조기 개입과 맞춤형 예방 전략 마련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성과는 글로벌 임상 데이터 검증을 통해 기존 예측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호수·이민종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김승업 교수 연구팀은 총 7만 7677명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 데이터를 활용, 나이와 성별, 혈소판 수치 외에도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저HDL콜레스테롤 등 5가지 대표적 심혈관 대사 위험인자 가운데서도 비만과 당뇨가 간암의 독립적 위험요인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인자들을 반영해 자체 개발한 간암 발생 예측 모델이 ‘C-index’ 0.835의 성능을 기록, 기존 검사·모델보다 예측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C-index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예측 정확도가 높다.

특히 이번 예측 모델은 미국·유럽·아시아 각지 환자 자료를 동원한 외부 검증에서도 예측도 0.926의 우수함을 보였다. 간 섬유화가 심한 환자 등에서 기존 ‘애자일(Agile) 3+’와 ‘애자일(Agile) 4’ 예측모델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 실질적 임상 도구로서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과 연관돼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질환으로,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기 위험군 분류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도 비슷한 위험평가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비만·당뇨와의 직접 연계를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다기관 데이터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한 이번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총 15개 기관이 참여해 다인종·다지역 임상 평가를 거쳤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국내외에서 비만, 당뇨 등 기저질환 위험요인에 기반한 간암 조기 예측이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식약처 등 규제기관은 데이터 기반 의료정보 활용 가이드라인을 지속 개정하고 있는 중이다. 환자 맞춤 예측 기술이 늘어나며 개인정보 보호와 임상 실제 적용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호수·이민종 교수는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에게 5대 대사 위험인자가 미치는 차별적 영향과, 그 중 비만과 당뇨 관리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임상 현장에 예측모델이 도입될 경우 환자 선별과 예방 전략이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데이터 기반 간 질환 예측 플랫폼의 시장 확장과 함께, 실제 임상 현장에 새 예측모델이 안착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