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4차 버디 작렬”…성유진, 극적 부활→KLPGA 첫 메이저 우승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펼쳐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결승전은 잔잔한 흥분과 깊은 정적이 공존하는 명승부로 기억됐다. 어둠이 내린 밤에도 그린을 환히 밝힌 조명 아래, 연장 네 번째 홀까지 이어진 장기전은 성유진의 위기와 기회를 극적으로 교차시켰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성공시킨 마지막 버디 퍼트에 갤러리의 숨소리마저 멈췄고, 성유진은 드디어 커리어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3시즌 세 차례 우승을 기록하며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공동 7위라는 값진 성취로 미국 무대를 밟았던 성유진은, 2024년 현지 무대에서는 톱10 두 차례, CME 포인트 랭킹 81위에 머물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은 미련이 없다”는 담담한 소감은 치열했던 미국 도전과 가족을 떠난 심경적 변화, 한국 복귀 과정에서 겪은 복합적 심리 압박 속에서 건져낸 결의였다.

복귀 후에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자기 의심과 주변 기대치에 휘둘리며, 성유진은 한동안 매 대회마다 무거운 압박과 싸워야 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강한 집중력과 냉정함을 체화했다. 결과적으로 연장 4차 홀에서 보여준 페어웨이 관리와 퍼팅 집중은 우승의 결정적 열쇠로 작용했다. 스스로도 “말이 안 될 정도로 긴장되고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치열한 승부 끝 환한 미소로 소감을 대신했다.
성유진의 이번 우승은 손목 통증을 참고 매일 치료를 병행하며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그는 시즌 내내 부상과 싸워왔고, “아프지 않고 시즌을 끝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상금왕과 대상 등 주요 타이틀에서 5위 이내 진입이라는 현실적인 새 목표도 공개했다.
연장제패라는 희열 뒤엔, 유연한 전술 변화와 복잡한 심리전, 그리고 관중의 박수와 한층 깊어진 골프 서사가 함께했다. 팬들은 성유진의 우승 장면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KLPGA 내 입지는 이번 우승으로 더욱 단단해졌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에도 성유진은 차분히 다음 무대를 준비하며, 상금왕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