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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세 명에 새 삶”…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명나눔 감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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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세 명에 새 삶”…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명나눔 감동 확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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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기기증 문화 확산에 또 하나의 감동적인 사례가 더해졌다. 생후 9개월 만에 안구에서 희귀암이 발견되고 두 살 때 실명 판정을 받았으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나눈 20대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세 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16일 고(故) 이동진(28)씨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 상태로 심장과 양측 신장을 세 명의 환자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생명나눔 문화 확산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기기증은 뇌사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심장, 신장, 간 등 주요 장기를 회생 불가능한 환자에게 이식해주는 의료 기술이자 사회적 나눔 운동이다. 우리나라 뇌사 장기기증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대기자가 많아 사회 인식과 제도적 개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동진씨는 5월 8일 어버이날 아버지와 식사 후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긴급 이송됐으나, 의료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사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기증을 결정했으며, 그의 장기는 즉각 적합 환자에게 이식돼 생명 유지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장기기증 원리는 뇌사판정(의학적으로 회복 불가 진단)이 의사에 의해 엄격히 이루어진 후, 가족 동의를 거쳐 장기 채취와 이식 수술이 진행된다. 기증자의 연령, 장기 건강상태, 신속한 수술 프로토콜이 수혜자의 생명율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이번 기증은 기존에 비해 젊은 기증자 사례로, 장기이식 예후와 치료 효과 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진씨는 일찍이 시력을 잃고 장애인 아버지를 부양하며 사회복지학을 전공, 장애인의 취업을 돕는 등 복지 현장에서 꾸준한 실천을 이어왔다. 기증 불가피 상황에서 장기기증원, 의료진, 유가족 간 신속한 협조가 이뤄졌으며, 기증받은 이식자는 현재 회복 중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뇌사 장기기증은 공공 플랫폼화·AI 매칭 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 속도에 따라 효율성과 공정성이 제고되고 있다.

 

한국은 2017년 장기등이식법 개정 이후 명시적 동의제(가족 동의 필요) 체제를 유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증 절차의 투명성, 데이터 기반 이식자 선정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며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다. 장기기증에는 개인적 용기·가족 결단과 함께 공공기관의 지속적 신뢰 구축이 동반돼야 하며, 국내외에서 이식 대기 환자를 위한 자원 연계, 개인정보 보호, 의료윤리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준 기증자와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기적과 같은 나눔이 한국 사회를 더 건강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고 이동진씨의 사례가 우리 사회 장기기증 문화 확산과 디지털 기반의 이식 시스템 고도화 논의에 중요한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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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동진#가톨릭대학교은평성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