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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발표 임박에 시장 숨죽여”…미국 빅테크 주가 답보, AI 성장 전망 변수로 급부상→예상 밖 긴장 고조
국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임박에 시장 숨죽여”…미국 빅테크 주가 답보, AI 성장 전망 변수로 급부상→예상 밖 긴장 고조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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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 햇살이 뉴욕 월가의 유리창을 적실 무렵, 세계 증시는 조용한 숨 고르기를 택했다.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28일, 미국 대형 기술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인공지능 신화의 서막을 이끈 기업들도, 오늘만큼은 시장의 시선을 피해 소리 없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이날 정오, 뉴욕증권거래소의 디지털 전광판은 엔비디아 주가가 135.64달러로 보폭 조절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출렁이는 기대와 불안 속에서 엔비디아는 0.10% 상승, 그 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0.49% 하락하고, 애플은 0.41% 오르는 등 빅테크들은 날카로운 감정의 파도 앞에서 서로 엇갈린 항로를 그렸다. 전일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 관세 유예 발표를 타고 7% 급등했던 것과는 달리, 오늘 시장은 고요함 속 불확실성을 껴안는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미 대형 기술주 보합…MS 0.49%↓·애플 0.41%↑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미 대형 기술주 보합…MS 0.49%↓·애플 0.41%↑

이 관망의 근원에는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세기의 실적 발표가 놓여 있다. 엔비디아가 곧 내놓을 2~4월 분기 실적은 단순한 숫자 조합이 아니라, AI 혁명이 어느새 경제의 근저를 흔들기 시작했음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지난해의 벼락 같은 실적—매출 260억4천만 달러와 6.12달러의 주당순이익—이 이제는 익숙해진 성공담이라면, 시장은 이번 분기 월스트리트가 전망한 매출 433억1천만 달러와 0.93달러의 주당순이익을 넘어, 미래의 청사진까지 읽어내려 한다.  

 

기대감은 또렷하다. 엔비디아는 이달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휴메인과 AI 칩 1만8천 개 공급에 나섰고,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해, 중동 시장에 녹아드는 파도를 탔다. 반면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제한으로, 'H20' 칩이 더 이상 상하이나 선전에 닿지 못하게 되면서, 매출의 13%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향 실적이 뒷걸음을 우려하게 한다.  

 

세계 자산운용사의 시선 또한 깊다. 제임스 데머트 메인 스트리트 리서치 CIO는 “이번 실적은 엔비디아 뿐 아니라 전체 증시의 분수령”이라며, 인공지능 성장의 물결이 시장 전반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임을 단호히 말했다. 나스닥 등 주요 지수 역시 엔비디아의 탄력을 고스란히 반영할 채비다.  

 

이제 투자자들은 시장의 숨소리조차 아껴 들으며, 밤하늘 별자리를 읽듯 엔비디아의 새로운 기록을 기다린다. AI 시대를 이끄는 기술주들이 그려갈 다음 서사는, 오늘의 이 조용한 긴장 위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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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