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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 아래, 바다와 꽃길을 걷다”…태안의 여름은 여전히 여행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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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 아래, 바다와 꽃길을 걷다”…태안의 여름은 여전히 여행의 계절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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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안 바다를 찾는 여행객이 많다. 햇살이 뜨거운 날보다 오히려 흐린 오후, 만리포 백사장 위를 걷는 발길은 더해지고 있다. 뜨거운 열기 대신 짙은 구름과 바닷바람이 넘실대는 해안에서, 누군가는 파도에 발을 담그고, 누군가는 해질녘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기능도, 일정도 다 내려놓고 그저 느긋하게 여름의 한가운데를 걷는 사람들.  

실제로 이른 휴가철임에도 충남 태안의 오후 31.2도, 체감온도 31.8도의 낮 기온 속에서도 바닷가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 습도는 제법 높지만, 신진대교 아래 갯벌을 걷거나 만리포의 넓은 모래밭을 누비다 보면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다시 마음이 가벼워진다.  

관광 트렌드 전문가 김시연은 “최근 여행자는 휴양지의 청명한 날만 탐하지 않는다”며 “무더운 여름, 흐림과 바람 속에서 오히려 마음을 비우는 힐링의 감각을 즐긴다”고 분석했다. 팜카밀레 허브농원의 이국적 풍차, 안면도의 공룡박물관, 그리고 네이처월드의 활짝 핀 수국은 폭염 대신 차분한 구름 아래서 더욱 빛이 난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찜통더위에 방 안에 있을 때보다, 흐린 바닷가가 더 여유롭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만리포와 신진도 해변드라이브, 수국길 사진을 찍으니 휴가 기분이 확 산다”는 후기도 많다.  

여름 햇살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흐린 오후, 시원한 바닷바람 속에 자연을 걷는 경험은 단지 소나기가 쏟아진 뒤의 잠깐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리듬 자체를 조금은 평온하게 바꾼다.  

살짝 우중충한 날, 태안의 바다길과 꽃길은 오히려 조용히 ‘나만의 계절’이 된다. 작고 소소한 힐링이지만,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만리포 해수욕장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만리포 해수욕장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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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만리포해수욕장#팜카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