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성공 위해 협의 박차”…김정관 산업장관, 한미 의제 조율 본격화
정상회담 주요 의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이 다시 한 번 외교적 협상장에 맞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현지시간), 미국 측과의 의제 사전 조율을 위해 워싱턴DC에 도착하면서 정부 간 긴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주요 무역협정과 산업·에너지 협력 방향, 그리고 민감국가 지정 등 쟁점을 두고 두 나라의 협상 전략이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측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하러 왔다"며 "성공적으로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정상회담 성공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는 지난달 30일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합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이뤄진 것으로, 양국 간 후속 논의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 등 주요 카운터파트와 연쇄적으로 만나 무역, 산업·자원 협력 의제를 최종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참할 예정이며, 여 본부장은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미리 만나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농산물시장 추가 개방 등 민감한 요구 가능성에 대해 김 장관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그건 내가 지금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한번 상황을 보자"고 답변을 삼가는 한편,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일단은 그런 이슈는 아니라고 나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개방 압박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정치권과 농업계의 반발도 예상돼, 향후 협상 결과에 높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미래기술 연구 분야 대상국 중 하나로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리스트'(SCL)에 지정한 데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장관은 "이 쟁점들이 여러 가지여서 계속 잘 풀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 사안은 양국 과학기술, R&D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 일본 방문, 한일 정상회담에는 동행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미국 협상에 집중하는 별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미리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전날 먼저 미국에 도착했다는 점에 비춰, 장관급 협상라인이 다양한 채널에서 분업적으로 움직이고 있음도 확인됐다.
정상회담을 앞둔 한미 양국은 무역·산업 현안과 외교적 쟁점을 종합적으로 매듭짓기 위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 방미 결과가 일자리, 시장 개방, 첨단산업 정책까지 2025년 이후 양국 관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의 후속 협의 결과는 정상회담 이후 추가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