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류현준 결승타 작렬”…홍민규 6⅔이닝 무실점→한국, 10년 만에 일본 격파

신유리 기자
입력

숨막히는 접전이 이어진 핑탄 구장, 순간마다 마운드와 벤치가 함께 숨을 죽였다. 10년이라는 시간의 갈증 끝에 류현준의 배트에서 터진 우익 선상 2루타 한 방은 벅찬 환희를 불러왔고, 홍민규의 찬란한 역투는 한국 마운드의 자존심을 지켜세웠다. 경기 후반, 모두가 손에 땀을 쥐던 한 순간조차도 한국의 야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제31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다섯째 날, 한국 대표팀은 27일 중국 푸젠성 핑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이번 승리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한일전에서 얻은 값진 결과였다. 1회, 여동건이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고 김병준이 희생번트로 흐름을 이어갔다. 이어 류현준이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이 만들어졌다.

“류현준 결승타·홍민규 무실점”…한국, 아시아야구선수권서 10년 만에 일본 제압 / 연합뉴스
“류현준 결승타·홍민규 무실점”…한국, 아시아야구선수권서 10년 만에 일본 제압 / 연합뉴스

마운드에서는 홍민규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일본 타선을 상대로 안타 3개만 내주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이후 양재훈이 2사 후 마운드를 책임져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마감했다. 단 한 점의 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는 수비 집중력 속에, 한국은 무거운 한일전의 흐름을 반전시켰다.

 

그러나 대만, 일본과 나란히 2승 1패 동률로 모든 경기를 마쳤음에도 평균 득점과 실점 지표에서 아쉽게 3위에 머물면서 결승 진출은 고개를 숙이게 됐다. 2015년 하주석의 끝내기 투런 홈런 이후 펼쳐졌던 명승부의 기억이 재현됐지만, 지난 네 번의 결승전처럼 또다시 한일전을 넘어서지 못하는 결과가 남았다.

 

현지 관중들 사이에서는 10년 만에 마주한 값진 승리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벤치에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고개를 맞대고 짧은 기쁨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지막 이닝까지 모든 시선이 한껏 모였던 순간, 승리의 무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끊임없이 쌓여온 세월의 손길과 땀방울, 그리고 한 순간의 집중이 교차한 핑탄의 밤.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도전은 28일 중국과 3·4위전에서 이어진다. 2015년 우승의 영광 이후 잠시 멈췄던 질주의 기록이, 다시 다음을 위한 여정으로 남았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류현준#홍민규#아시아야구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