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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빗속 산책”…서울, 흐리고 높아진 습도의 날씨에 차오른 감각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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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거리엔 우산을 든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예년 이맘때면 선선한 바람이 감돌곤 했지만, 오늘은 종일 내린 비와 높은 습도 탓에 공기마저 눅눅하다. 바쁘게 오가는 시민들의 옷차림에는 어느새 외투가 더해졌고, 습기는 때때로 피곤한 표정 위로 스며든다.

 

13일 서울의 낮 기온은 15.7도로 전날보다 크게 낮아졌다. 체감 온도도 비슷해 쌀쌀함을 피할 수 없었고, 강수량 1.5mm와 98%라는 높은 습도가 늦가을의 축축한 기운을 더했다. 바람은 시속 1m에 머물렀지만, 종일 비가 멈추지 않아 몸 구석구석에 한기가 맴돈다. 오후 5시 59분의 이른 일몰도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출처: 기상청
출처: 기상청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미세먼지와 자외선 지수는 모두 ‘좋음’ 수준으로, 오히려 맑은 공기라는 위안을 준다. 하지만 오후 4시부터 밤까지 비가 이어진다는 예보에, 시민들은 일상을 채우는 세세한 준비물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카페에서는 젖은 옷을 털며 온기를 나누는 대화가 이어진다. 한 직장인은 “이런 하루엔 괜히 찻집 창가에 기대고 싶어진다”고 느꼈다.

 

기상 전문가는 “이 시기 비와 습도, 그리고 서늘한 기온이 겹치면 몸이 스스로 움츠러들 수 있어요. 얇은 겉옷과 방수 신발, 우산을 갖추면 일상의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SNS에서는 “가볍게 입었더니 오후에 덜덜 떨었다”, “비 오는 날의 서울은 왠지 더 깊어진다”는 반응이 무심히 공감대를 얻고 있다.

 

오늘 같은 흐린 날은 소란스러운 도시도 잠시 조용해진 듯한 착각을 준다. 도시의 비 내리는 풍경, 축축한 골목을 거니는 감각, 어깨에 젖은 빗방울 모두가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산 하나와 외투 한 벌만으로도 계절을 조금 더 차분하게 맞이할 수 있다. 바뀐 공기와 온도 속에서, 우리는 또 한 번 변화하는 서울의 가을을 살아가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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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