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원, 전립선암·성조숙증 동시 공략”…펩트론, 식약처 승인 후 상업화 본격 시동
장기 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반 신약이 국내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펩트론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개월 지속형 치료제 ‘루프원’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승인을 국산 신약이 글로벌 레퍼런스 의약품과 동등성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경쟁 격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펩트론이 자체 개발한 ‘루프원’은 월 1회 투여되는 주사제다. 이번 승인으로 국내 전립선암·성조숙증 환자 치료 접근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점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대표 오리지널 품목인 ‘루프린’과 생물학적 동등성(BE)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외 지역에서 선진국 기준의 약물동력학(PK) 동등성도 확보해, 국내 출시 류프로렐린 제제 가운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루프원 개발에는 펩트론의 장기 방출(지속형) 플랫폼인 ‘스마트데포’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치료제 대비 주사 횟수가 줄고 약물 유지 효율성이 높아진 것이 핵심이다. 회사 측은 “루프원의 생산기지인 오송바이오파크에서 상업 대량생산 체계까지 성공적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루프린 대비 연간 투약 횟수와 의료비 부담 측면이 개선돼 의료 시장 내 실효성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시장 공략 역시 본격적이다. 펩트론은 LG화학과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약 8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영역에서 양사간 협업에 나섰다. LG화학은 국내 소아 내분비 질환 생산·유통 점유율 1위로,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성조숙증 환자군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포석도 눈에 띈다. 전 세계적으로 ‘루프린’ 제제 시장 규모는 연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펩트론은 미국·유럽 등 주요 지역 제약기업들과 해외 판권 논의에 착수하는 등 상용화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의 엄격한 PK 기준을 충족한 만큼, 향후 수출 시장 확대 가능성도 열린 상황이다.
의약품 개발 전후 규제 측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뿐 아니라 글로벌 약물동력학 교차 평가 통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및 선진권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펩트론 내에서는 후속 류프로렐린 파이프라인의 라이선스 아웃 확대와 ‘스마트데포’ 플랫폼의 파생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생물학적·약동학적 동등성 확보가 국산 신약 해외 진출의 핵심이라고 평가한다. “루프원과 같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 상용화가 관련 치료제 산업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