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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부부의 꺼진 일상”…오은영 리포트, 무너진 기억 뒤 작은 빛→절박한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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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부부의 꺼진 일상”…오은영 리포트, 무너진 기억 뒤 작은 빛→절박한 응답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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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은 두 사람 사이로 조심스러운 시간만이 흐른다. 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 속 해바라기 부부의 하루는 정적과 반복되는 무기력이 짙게 드리운다. 아내의 일상은 집 안에 가둬지고, 남편이 출근한 시간 동안 방은 경계마저 흐트러진 공간이 된다. 남편은 집으로 돌아오며 침묵과 변함없는 풍경 앞에 무거운 한숨을 내쉰다. 운동을 권유해도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멈추는 아내의 모습에 걱정이 깊어진다. TV 속 쏘아붙이는 대사, 남편의 다그침, 그리고 이따금 터지는 서운함까지, 일상의 균열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산책을 제안한 아내와 금세 돌아서는 남편의 엇갈림은 오은영박사의 시선을 붙잡았다.

 

두 사람의 삶을 더욱 움츠러들게 한 것은 2년 전 갑작스레 찾아온 사건이었다. 아내는 그 일을 겪은 뒤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고, 가족에 대한 기억조차 불분명해졌다. 남편은 아내의 심리적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며 분노와 절망을 오간다. “쓰레기 같은 질병”이라 원망하며 토로했지만, 그 밑바닥엔 설명할 수 없는 애틋함이 스며 있다. 약물에 기대 하루를 버티는 아내는 가족을 낯설어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스스로도 괴로웠음을 털어놓았다. 반복되는 질문과 답, 짧은 대화마저 상처가 되고 위로가 되는 양면의 일상은 두 사람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든다.

“움직이지 못하는 하루”…‘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해바라기 부부, 기억과 상처→서로의 빛이 되다
“움직이지 못하는 하루”…‘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해바라기 부부, 기억과 상처→서로의 빛이 되다

상실과 회복이 교차하는 시간 속에서도 부부는 서로의 곁에 남아 작은 변화의 여지를 만들어 본다. 마주 잡은 손끝, 겨우 내뱉은 위로 한마디가 하루를 견디는 유일한 힘이 된다. 서로 위로받으려 했던 지난날을 안고 부부는 오늘을 묻는다. 오은영박사도 멈춰 선 고요한 대화 분위기는 시청자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둠과 침묵, 그리고 작은 희망의 불빛이 교차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7월 14일 밤 10시 45분 MBC 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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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해바라기부부#오은영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