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복식·여자복식 결승 진출”…신유빈, 류블라나서 연이은 투혼→단식 아쉬움 남겼다
가벼운 환호 뒤에 번진 땀방울에는 결승을 향한 갈망이 스며 있었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나고 벤치에 앉아 동료에게 미소를 건네는 순간에도, 온몸으로 보여준 집중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승 무대를 앞두고 관중석의 호응은 더욱 뜨거워졌고, 신유빈의 표정에는 도전을 향한 뚜렷한 의지가 스쳤다.
신유빈이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WTT 스타 컨텐더 2025 혼합복식과 여자복식 경기에서 모두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신유빈은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조대성-주천희 조를 세트스코어 3-0(11-7 11-6 11-5)으로 완파했다. 앞서 8강에서는 하리모토 도모카즈-하리모토 미와 팀을 3-1로 물리치며 눈길을 끌었다. 결승에선 브라질의 우고 칼데라노-브루노 다카하시 조와 맞붙는다.

여자복식에서도 신유빈과 최효주 조가 역전문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일본의 사토 히토미-요코이 사쿠라 조에 첫 게임을 내주고도, 2~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세트스코어 3-1(7-11 12-10 11-9 13-11) 승리를 만들었다. 결승 상대는 하리모토 미와-오도 사쓰키 조다.
반면, 개인 단식 32강에서는 신유빈이 중국의 신예 한페이어와 맞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역전패하며 16강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한페이어는 22세 패기를 앞세워 이번 대회 깜짝 활약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신유빈은 준결승 직후 "상대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플레이를 유지했다. 결승에 올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종훈-안재현 조도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홍콩의 웡춘팅-챈 볼드윈 조를 3-2로 눌러 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의 르브렁 형제와 격돌을 앞두고 있으며, 주천희는 여자단식 16강에 올라 또 다른 희망을 썼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도하 세계선수권 동메달 이후 국제 무대 두 번째 결승을 겨루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더한다.
국내 팬들은 SNS를 통해 “한국 탁구의 자존심”, “연일 감동의 드라마”라는 응원 메시지로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류블라나에서 이어지는 한국 대표팀의 투지는 탁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탁구대 위에서 치열하게 부딪힌 하루, 남은 결승 무대는 가족과 팬, 그리고 선수 자신에게 더욱 특별한 여운을 남겼다. WTT 스타 컨텐더 류블라나 결승전은 현지 시각 23일 열린다. 신유빈은 두 종목 우승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고의 마음으로 라켓을 쥔다. 한국 탁구대표팀은 이번 무대를 통해 국제 경쟁력과 꾸준한 도약의 힘을 다시 입증하고 있다.